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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과속하면 차 찌그러져요" 섬뜩한 광고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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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과속하면 차 찌그러져요" 섬뜩한 광고판의 정체는

입력
2021.09.18 17:00
수정
2021.09.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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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광고연구소, 전남?등 교통안전광고판 설치
"안전 운전에 대한 경각심 일깨우려 튀게 만들어"
지난해 충남에 '보이는 안전띠 캠페인' 벌이기도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만든 이색 광고판으로, 속도 제한의 중요성을 시각화했다. 이 광고판은 전남 국도 12곳에 설치돼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만든 이색 광고판으로, 속도 제한의 중요성을 시각화했다. 이 광고판은 전남 국도 12곳에 설치돼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직장인 A씨는 최근 전남 출장을 다녀오다 국도에서 특이한 광고판을 봤다. 커다란 양철 광고판이 종잇장처럼 구겨진 모습이었다. 아랫 부분에는 "과속 앞에서는 강철판도 종잇조각이 되고 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씨는 스쳐 지나가듯 잠깐 마주쳤지만 이미지는 좀처럼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왜 그런 광고판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열심히 찾아 나섰다. 이색 교통 표지판을 만든 곳은 이제석 광고연구소였다.

A씨가 봤던 표지판은 3년 전인 2018년부터 목포, 무안, 나주, 영암, 담양, 보성 등 전남의 국도 12곳에 설치돼 있다. 연구소 측은 운전자 스스로 교통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잘못된 운전 습관을 고치게 해 교통사고 발생률을 낮추자는 뜻에서 실제 철판을 찌그려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노린 건 '충격 효과'다. 연구소 관계자는 1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최대한 충격적이고 튀는 시각물을 만들었다"며 "기술 발달로 차량 내구성이 강화되고 에어백이나 안전벨트 같은 안전 보호 장치가 있어도 과속 앞에선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는 걸 시각화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만든 이색 광고판으로, 속도 제한의 중요성을 시각화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만든 이색 광고판으로, 속도 제한의 중요성을 시각화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제공

자동차 충돌 실험을 바탕으로 과속 정도에 따라 철판의 구겨짐을 보여주는 광고판도 있다. 시속 30㎞로 달린 차는 멀쩡하지만, 시속 70㎞의 차는 앞부분이 찌그러졌고, 시속 120㎞는 아예 차량 앞부분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시속 150㎞의 경우 양철 광고판이 절반으로 줄 정도로 짓이겨졌다.

이제석 대표는 "사고 장면에서 느껴지는 혐오스럽고 불편한 감정을 보다 순화시키려고 파손된 사고 차량을 직접 노출시키는 방법 대신 철판을 은유적으로 변형시켰다"며 "교통사고의 끔찍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와 협업해 만든 '보이는 안전띠 캠페인' 광고. 이제석 광고연구소 블로그 캡처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와 협업해 만든 '보이는 안전띠 캠페인' 광고. 이제석 광고연구소 블로그 캡처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교통안전 광고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에는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와 손잡고 '보이는 안전띠 캠페인'을 선보였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을 경우 운전자가 튕겨져 나가는 모습으로, 안전운전 메시지를 전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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