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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부터 설립한 '성남의뜰', 상대평가서 유독 고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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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부터 설립한 '성남의뜰', 상대평가서 유독 고득점

입력
2021.10.15 04: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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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 응모 3곳 사업계획서·평가점수 비교>
상대평가 총점서 60점 이상 압도적?
"사업자 선정부터 특정세력 입김 의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서재훈 기자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서재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성남의뜰컨소시엄'이 뚜렷한 이유 없이 거의 모든 항목에서 경쟁업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사위원 주관이 반영되는 상대평가에서 점수 차이가 컸다.

한국일보가 14일 대장동 사업에 응모한 컨소시엄 3곳의 사업계획서와 평가점수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성남의뜰은 1,010점 만점에 994.8점을 얻어 '산업은행컨소시엄'(909.6점)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컨소시엄'(832.2점)을 제치고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AMC 미리 설립한 성남의뜰 만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 사업자 선정을 위해 2015년 3월 26일 절대평가(390점)를, 다음날 상대평가(610점)를 진행했다. 사업자들은 1,000점 만점에 최대 10점의 가산점을 더해 1,010점까지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상대평가 심사위원 5명 중 3명은 외부인사였고, 2명은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변호사 출신의 정민용(47) 투자사업팀장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심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김 처장은 성남도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의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고, 정 변호사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48) 변호사 대학 후배였다. 성남의뜰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사들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셈이다.

실제 상대평가 평가점수를 살펴보면 석연찮은 대목이 적지 않다. 80점이 걸려 있는 '재원조달계획의 안전성 및 실현 가능성' 항목은 컨소시엄 3곳에서 제출한 내용이 비슷했지만, 성남의뜰만 만점을 받았다. 산은과 메리츠는 각각 72점과 64점을 받는 데 그쳤다.

배점이 100점인 '재원조달의 조건' 항목의 경우 3곳 모두 성남도시공사에 재원 조달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컨소시엄 모두 '공사의 미분양매입 확약 등 조건 요청 여부'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표시했지만, 성남의뜰만 99점을 챙겨 산은(95점)과 메리츠(97점)를 앞섰다.

이처럼 '재원조달 계획' 항목에서만 성남의뜰은 만점(180점)에 가까운 179점을 받아 산은(167점)과 메리츠(161점)와 차이를 벌렸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재원조달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적시하는 컨소시엄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 정도로 점수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사업계획서 평가점수 주요 내용. 그래픽=김문중 기자

대장동 민간사업자 사업계획서 평가점수 주요 내용. 그래픽=김문중 기자


20점 만점인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및 운영계획, 조직편성 및 인력운영 계획' 항목에서도 성남의뜰은 18.4점을 획득했지만 산은과 메리츠는 11.2점과 10.8점에 불과했다. 민간 사업자 공모(2015년 2월 13일)가 나오기 일주일 전에 성남의뜰 AMC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것을 두고 공모지침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이와 관련해 "(화천대유처럼) AMC가 설립되지 않았더라도 설립 계획만 제출하면 20점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성남의뜰만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사업을 실제 시행할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설립 및 운영계획' 항목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만점을 받았다. 성남의뜰과 메리츠는 PFV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성남도시공사와 금융권, AMC에서 1명씩 이사를 추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산은은 이사 4명을 두고 성남도시공사 몫으로 2명을 배정하겠다고 했다. 성남도시공사 입장에선 산은이 제시한 조건이 낫지만 실제론 성남의뜰만 20점 만점이었고 산은과 메리츠는 각각 13.6점에 머물렀다. 결국 상대평가 총점에서 성남의뜰은 600.8점을 받아 산은(538.6점)과 메리츠(508.2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절대평가는 '성남의뜰 맞춤형'?

성남의뜰은 상대평가보다 먼저 진행된 절대평가에서도 390점 만점에 가산점 4점까지 더해 394점을 기록하며 산은(371점)과 메리츠(324점)를 제쳤다.

절대평가는 항목별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배점하는 방식이라 심사위원들이 재량권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다. 하지만 성남의뜰이 10개에 달하는 세부평가 항목에서 모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자, 사실상 '성남의뜰 맞춤형 평가 기준 아니었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심사위원별 평가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화천대유 설립부터 컨소시엄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돼 특정세력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사업자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윤현종 기자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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