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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종주국은 일본이지만 골프채 하나로 극일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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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종주국은 일본이지만 골프채 하나로 극일 도전장"

입력
2021.10.16 10:0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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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한국파크골프 피닉스 대표
시행착오 끝에 파크골프채 국산화 성공
?국내시장점유율 1위, 종주국 일본과 경쟁

장세주 한국파크골프 피닉스 대표가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국파크골프 전시장에서 직접 만든 파그 골프 클럽을 보이며 자랑하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장세주 한국파크골프 피닉스 대표가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국파크골프 전시장에서 직접 만든 파그 골프 클럽을 보이며 자랑하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파크골프가 유행이다. 어르신 전용 운동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파크골프 종주국인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를 향해 출사표를 던진 대구업체가 있다. 장세주 (주)한국파크골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주)한국파크골프 브랜드인 ‘피닉스’는 파크골프 클럽과 공의 독보적 기술력으로 100% 수작업, 국내생산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미국과 수출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다음은 장 대표와 일문일답.

-파크골프 용품에 뛰어든 계기는.

"4년 전에 작업을 시작했다. 13년 전부터 경북 성주에서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특수필름 제조업을 하고 있었다. 비싼 일본 기계 사입으로 많은 대출을 안고 있었는데, 큰 화재로 기계 4대가 불타버렸다. 보험금 등으로 봉합은 했지만, 대출금 상환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 따라 파크골프장에 갔다. 그곳에서 고가의 일본 제품과 저가의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도 수입산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비애감마저 들었다. 그래서 ‘이거 내가 만들어 국산화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 제일 비싼 일본 제품 2개를 샀다. 분해해서 분석하고 조립하며 연구를 거듭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니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만들었지만 2년간은 AS(수리)하기에 바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도 높은 제조 기술을 갖추며 드디어 제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파크골프채로 인생 대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국내 파크골프업체 시장 점유율 1위라는데, 경쟁력은 무엇인가.

"파크골프는 100여 년 전, 일본에서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든 제품은 일본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의 경쟁사는 일본이다. “우리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 가격 면에서 싸고 성능은 우수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AS면에서도 일본 제품은 15일 정도 걸린다면 우리 제품은 2~3일이면 가능하다. 헤드의 코팅 기술력(특허)과 샤프트의 방향성, 우수한 그립감을 자랑한다. 공도 일본서 전량 수입했는데 4피스의 기술을 요하는 공 제작에도 성공했다. 국가 공인 1호 인증을 받았다. 피닉스는 우리 회사 자체 브랜드로 100% 수작업과 국내공정으로 이뤄지며 하루 100개 정도 제작한다."

한국파크골프 피닉스 클럽은 100% 수작업 및 독보적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파크골프 공장에서 헤드 부분 공정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한국파크골프 피닉스 클럽은 100% 수작업 및 독보적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파크골프 공장에서 헤드 부분 공정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공정을 자동화 하면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같다.

"힘들다. 까다로운 제작 기법과 공정으로 아직은 오토 공정에 문제점이 많다. 세밀한 작업 때문에 모두 수작업으로만 가능하다. 헤드에 필름을 붙이고 말리고 깎는 과정을 7번 이상 반복한다. 우리 회사는 현재 28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숙련공이 되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나는 늘 우리 제품을 ‘혼을 담은 제품’이라고 말한다. 한땀 한땀 장인이 손을 거쳐 탄생하는 명작이기 때문이다. 현재 로봇도 개발 중인데, 로봇 7대가 있어야 사람 25명의 몫을 한다. 로봇 1대당 가격이 4억이면 28억이 소요된다. 아직은 가성비가 떨어진다."

-일본 제품 아성으로 진입장벽이 높았을 텐데,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나.

"처음에는 국산이라고 하니 모두 콧방귀를 뀌었다. 일본 제품은 비쌌지만 독보적이었다. 판로를 모색하다가 안동에서 신생클럽이 결성됐단 소식을 듣고 클럽 회장을 찾아갔다. “우리 제품 한번 써보세요”했더니 '무슨 소리 하노. 우리는 일본 제품만 쓴다'며 단숨에 거절했다. 5번을 찾아갔다. '클럽 회원들께 전부 반값에 드리겠다'고 했더니, '흠, 그럼 한번 써 보지'라며 수락했다. 보수적인 도시로 유명한 안동에서 그렇게 물꼬를 텄다. 우리 제품은 필드에서 쳐보면 제품의 성능과 진가를 알 수 있다. 흔한 말로 우리 제품을 한 번도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 본 사람은 없을 정도다. 한번 써 본 사람은 ‘찐팬’이 된다. 입소문을 통해 구매로 이어졌다."

-경쟁사가 많지 않은가.

"그렇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다. 파크골프 저변 확대로 신생 업체가 많이 생기고 있고 경쟁사가 뒤따라온다. 현재 제작 업체가 대구 4곳, 전국 5~6곳 정도다. 중국 OEM생산업체까지 합하면 총 12개 브랜드가 있다. 비싼 일본 제품과 중국 저가 제품도 경쟁사다. 현재 국내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향후 파크골프 시장은 어떤가.

"전망은 매우 밝다. 파크골프는 더 이상 시니어 운동이 아니다. 전 국민 운동으로 발전했다. 현재 방과 후 수업으로 채택되어 유치부·초등·대학에서 활용하고 있다. 손자, 며느리, 할아버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파크골프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18홀 도는데 5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저변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구군별로 파크골프장 유치에 열을 올린다. 왜냐하면 파크골프를 치면 어르신들이 병원 갈 일이 줄어들어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의료보험 지급액도 줄어든다. 그래서 나는 늘 애국하는 마음으로 산다. 우리 공에도 무궁화가 그려져 있다."

-앞으로 계획은.

"젊은 시절 7년간 마도로스(항해사)를 하다가 귀국해서 테이프사업을 하다 망했다. 다시 필름사업을 하다가 불이 나서 또 망했다. 2번 실패했고 세 번째 일어났다. 파크골프채로 인생 3막을 홀인원 했다. 오는 11월에 안동에서 제1회 피닉스배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월 매출 6억 정도를 올리는데, 더 열심히 노력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

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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