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英 글래스고서 개최... 후원기업들 불만?↑
주최 측에 "졸속으로 행사 추진" 항의 서한 발송
'온실가스 최다 배출' 중국 시진핑 불참도 위기감
영국 여왕·?툰베리도 "말만 하고 행동 안 해" 비판
전 세계 200여 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방안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회의 개최를 2주 앞두고 불협화음에 휩싸였다. 후원 기업들이 주최 측에 ‘졸속 행사’ 가능성을 거론하며 거센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최근 산불과 가뭄, 홍수 등으로 기후재해가 잦아지면서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는 이번 회의가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영국 내셔널그리드, 일본 히타치 등 이달 말 열리는 COP26을 후원하는 기업 10곳은 최근 주최 측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정보 부족과 의사소통 및 협업 부재로 인해 행사가 졸속으로 준비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서한에서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1년이나 지연됐는데도, 막상 모든 과정이 아무런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들의 총회 후원 비용은 2억5,000만 파운드(약 4,074억 원)에 달한다.
불만의 초점은 주요 참석 인사들의 명단, 행사 내용 관련 사항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한 후원기업 관계자는 “주최 측이 당초 후원 기업들에 ‘특별 혜택과 브랜드 홍보를 위한 콘퍼런스 등을 제공한다’고 약속했지만 어떤 자리가 마련됐는지, 어떤 인사들이 참석하는지 등에 대해선 아무 내용도 고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불참 소식은 결정타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7%(2019년 기준)를 차지하는 ‘최다 배출국’인 중국의 정상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을 유의미한 결과 도출도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심각한 전력 공급난을 겪는 중국이 기후 변화 목표 설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는 실제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4일 웨일스 의회를 방문해 “이번 회의에 누가 오는지는 다 모르지만, 오지 않는 이들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다”며 “그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난다”고 일갈했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전날 “이번 COP26은 큰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할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할 구실을 만들려 하지 말고,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각국은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하기로 협정을 맺은 바 있다. 현재 중국을 포함해 주요20개국(G20) 중 절반이 아직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국은 8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산업계는 “실현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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