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공소장에 뒷돈 요구 과정 담겨>
사업 편의 제공 대가 3억 5,200만원 수수
유동규에 700억 전달 4가지 시나리오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남욱(48)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관개발 사업권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약속)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남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민관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남 변호사를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는 2013년 2월 최 전 의장 주도로 공사 설립 조례안이 성남시의회를 통과하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 계획도 너희 마음대로 다해라. 땅 못 사는 것 있으면 내가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3억 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사업상 편의를 제공 받으려는 목적으로 대장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던 정영학(53) 회계사와 정재창(52)씨와 함께 돈을 모아 총 3억 5,200만 원을 2013년 4~8월쯤 유 전 본부장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화천대유가 개발이익 배당금 4,040억 원을 받게 되자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씨에게 대가를 요구했고,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 중 세금 등을 공제한 428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았다.
공소장에는 특히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을 지급하는 구체적인 방안 네 가지를 제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제시한 방법으로는 △유원홀딩스 주식을 김씨가 고가에 매수하는 방법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에서 배당금 700억 원을 직접 수령하는 방법 △김씨가 배당금 700억 원을 수령한 후 이를 유 전 본부장에게 증여하는 방법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에 명의신탁 소송을 제기하면 화천대유가 남 변호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하는 방법 등이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러나 "유씨가 심약한 성격이라 공직자로 채용된 이후 뇌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남달랐다"며 "위례사업과 대장동 사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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