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 10%의 가치, 한화 25조 원 육박
머스크 "현금 없어 세금 내려면 주식 팔아야"
'미실현 이익 과세' 부유세 겨냥해 불만 표출
각종 기행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트위터로 돌발 질문을 던졌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현재 주가 기준으로 자그마치 25조 원에 가까운 규모다. 최근 미국 민주당이 운을 띄운 이른바 ‘억만장자세’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게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찬반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올렸다. 이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설문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시작한 설문은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12시간이 흐른 7일 오전 2시 기준, 찬성 응답률은 56.3%, 반대는 43.7%를 각각 기록했다. 참여한 인원은 250만 명 이상이다. 통신은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10%에 대해 “(현 주가로 볼 때) 210억 달러(약 24조 9,000억 원)에 육박한다”고 추산했다.
외신들은 지난달 민주당이 언급했던 부유세 때문에 머스크가 이번 투표를 시작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머스크는 700만 명의 억만장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산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억만장자세의 골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미실현 이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머스크를 비롯한 억만장자 CEO들이 현금 대신 주식 등으로 보상을 받아 조세 회피를 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CNBC방송은 “억만장자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임금을 받지 않아 세금 회피가 유리하다“며 “매각하지 않으면 과세 대상으로 간주되지 않는 주식과 부동산의 가치 상승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번 트위터 설문 조사에서도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이 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자신이 설문조사에 나선 이유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현금이나 보너스는 받지 않고 주식만 갖고 있다”며 “내가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행동에 비판적 시선을 보인다. 가브리엘 주크먼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세금 내는 문제를 트위터 설문 조사에 의존하지 않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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