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센터 '뱀파이어 아더' 주인공 맡은 배우 기세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에서 아더 역을 맡은 배우 기세중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관객들이 얼마나 힘들게 공연장에 오는지 실감하고 있다"면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보통 뱀파이어물은 뱀파이어가 주인공이죠? 그런데 '뱀파이어 아더'는 뱀파이어가 돼가는 19세 소년의 성장기라는 점에서 소재가 독특해요. 흡혈귀가 나오는 뮤지컬이지만 마냥 어둡고 무겁지 않아요. 주인공이 워낙 '허당기'가 많거든요. 저처럼 말이죠."
'드라큘라' '마마, 돈크라이' 'V 에버 애프터' 등 유독 뱀파이어 콘텐츠가 많았던 올해 뮤지컬 시장에서 또 하나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9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에서 개막한 창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아더 역을 맡은 기세중은 요즘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중 하나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존 뱀파이어 뮤지컬들과 차별점을 두고 "'뱀파이어 아더'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힐링 공포물'"이라고 설명했다.
기세중이 맡은 아더 역은 진정한 뱀파이어가 될 때까지 저택에 머물며 훈련을 하는 존재다. 기세중은 "멋있는 척하지만 실은 빈틈이 많다"면서 "보면 볼수록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고 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뱀파이어 아더'는 193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아직 송곳니도 없고, 날지도 못하는 아더와 그의 집사 존, 우연히 아더의 저택에 살게 된 소녀 엠마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충무아트센터의 창작뮤지컬 지원 사업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에 선정돼 2018년 초연됐다. 이번 시즌이 재연으로, 내년 2월 6일까지 공연된다. 기세중은 "초연 때보다 서사의 개연성이 보강됐는데, 특히 존의 이야기가 탄탄해지면서 극의 전개도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3년 전에 이어 올해도 같은 역을 맡은 기세중은 작품의 터줏대감이다. 그에게 이 작품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 이유는 또 있다. 기세중은 "정식으로 배우가 되기 전 뮤지컬 '빨래'를 관람했는데, 심신이 매우 지친 상태에서 극을 봤지만 공연장을 나왔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기운을 얻고 귀가한 기억이 있다"면서 "그런 공연을 해보고 싶어서 배우가 됐고, '뱀파이어 아더'는 그 꿈과 가장 닮아 있는 뮤지컬"이라고 했다.
'뱀파이어 아더'에서 주인공 아더(기세중·왼쪽)는 처음 만난 인간인 엠마(최지혜) 때문에 다양한 심경 변화를 겪게 된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특유의 묵직한 저음으로 유명한 기세중은 "새롭게 추가되거나 수정된 넘버들 덕분에 극의 음악도 훨씬 더 따뜻해졌다"고 했다. '뱀파이어 아더'의 음악은 김드리 작곡가가 만들었다. 기세중은 "극의 초반에는 엠마가, 후반부에는 아더가 부르는 '런던의 거리'라는 넘버를 가장 좋아하는데,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한편 충무아트센터는 '뱀파이어 아더'의 뒤를 이을 올해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지원 대상 6개 작품을 최근 선정하고, 지난달 낭독공연을 마쳤다. 이 가운데 2개 작품('원더랜드' '포파이')은 내년 1월 소극장 블루에서 쇼케이스도 개최한다. 올해의 경우 주크박스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을 소재로 만든 작품을 선정하는 등 장르 다변화를 꾀했다. 선정된 창작자는 작품 개발비와 전문가 멘토링, 연습실ㆍ공연장 등 시설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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