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이 11일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당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는 당 100년사를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진핑 시대로 삼분한 뒤 “당이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을 3대 지도자 반열로 올린 뒤 사실상 그를 당 핵심으로 한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공식화한 셈이다.
중국공산당의 역사 결의는 마오쩌둥 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정한 1945년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확고히 한 1981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이번 결의에서 마오쩌둥 시대의 과오가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해 도입했던 집단지도체제를 폐기하고 다시 1인 집권 체제로 회귀한 건 우려되는 대목이다. 세계사 흐름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퇴보가 아닐 수 없다. 다양성은 사라지고 인권 보호도 취약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개인 우상화가 심해지면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의 광풍과 비극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특색 대국 외교’를 본격 추진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홍콩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겠다고 밝힌 것도 심상찮다. 상대국을 존중하기보다 대국과 소국을 나누는 ‘중화사상식 외교’를 고집하고, 갈등 국면에서 무력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태도라면 평화와 안정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인류운명공동체’를 운운하기 전에 탄소 배출과 미세 먼지로 주변국에 폐를 끼치는 일부터 멈추는 게 순서란 지적도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로선 중국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각종 리스크와 미중 충돌 격화 시 충격 등을 줄일 수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최근 요소수 사태처럼 지나친 중국 의존은 경제는 물론 안보까지 뒤흔들 수 있다. 중국이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할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무리한 횡포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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