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추가 협상 끝에 글래스고 기후 조약 최종 채택
내년 탄소감축 계획 또…선진국 기후피해 기금 증액
"'1.5도 상승폭 제한 목표'는 살아남있지만…" 비판도
세계 각국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선진국은 2025년까지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 적응기금을 두 배로 증액하기로 했다. 이해당사자국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회의를 하루 연장한 끝에 합의문을 도출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사수한 것 외에 구체적 내용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에서 약 200개 참가국은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채택했다. 지난달 31일 시작돼 약 2주간 이어진 이번 총회는 예정된 폐막일을 하루 넘겨서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진통 끝에 완벽하지는 않으나 참가국의 만장일치를 결국 이끌어 낸 것이다.
마지막까지 논쟁이 뜨거웠던 분야는 석탄 발전이다. 이번 조약에는 석탄 발전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COP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직접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인도 등의 반대가 계속되자 결국 석탄 발전 '중단'이 아닌 '감축'으로 용어를 완화해 서명을 받아냈다. 현실적 타협에 비판도 나왔으나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절차가 이렇게 전개된 데 모든 대표에게 사과한다"며 "실망을 이해하지만 합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약에는 각국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지구온도 상승폭 1.5도 제한' 목표에 맞게 내년 이집트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다시 제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NDC는 5년마다 제출하게 돼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강화된 탄소 감축 계획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탄소 배출국인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1.5도에 부합하지 않는 NDC를 제출했다. 이대로라면 지구온도 상승폭이 2.4도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외에도 △선진국들이 2025년까지 기후 적응기금을 두 배로 증액한다 △탄소배출권 시장 투명화를 위한 파리협정 6조인 국제 탄소시장 지침을 채택한다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여전히 기후 참사의 문을 노크하는 중"이라며 "우리의 연약한 행성(지구)은 한 가닥 실에 매달려 있다"며 각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부족한 최종 합의안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기후 관련 정치지도자 그룹 대표로 참여한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COP26은 약간의 진전을 이뤘지만, 기후 재앙을 피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세계는 내년에 더 단호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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