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1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막을 내렸다. 합의문 채택에 진통을 겪으며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늘어난 이번 총회에서 각국은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감축,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에 동의했다. 2015년 파리협약 이후 천명된 금세기 기온 상승 1.5도 억제도 처음으로 실행 목표로 삼았다. 이에 맞춰 지금까지 5년마다 제시해온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매년 재검토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국제 탄소시장 거래 지침도 확정해 파리협약 세부 이행 규칙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석탄발전은 단계적 폐지 논의가 있었지만 막판에 인도 등의 반발로 감축으로 뒷걸음질쳤다. 올해 충분한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아 NDC 완성을 내년으로 미룬 것도 아쉽다. 지난해 완료하기로 했던 기후변화 대처 관련 1,000억 달러 개도국 지원이 실행되지 못해 합의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 것은 총회 논의의 한계를 보여준다.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금세기 중반까지 탄소중립을 표방한 국가와 지역이 총회 참석국의 3분의 2에 그친다. 지난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는 이대로라면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기온이 1.5도 높아진다고 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총회 폐막에 맞춰 "집단적인 정치 의지가 심각한 모순을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개탄한 이유다.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처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해가 다른 것이 큰 걸림돌이다. 한국은 총회에서 탄소배출량 감축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표방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개도국 지원 등 선진국 역할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개도국이 더 높은 탄소 배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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