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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또 막판에 틀었다… 윤석열에 '공개 경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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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또 막판에 틀었다… 윤석열에 '공개 경고' 왜?

입력
2021.11.19 21: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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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김한길 겨냥 "아무나 다 중요하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19일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과거의 인연이나 개인적인 친소 관계를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구상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안을 2주 가까이 '재가'하지 않았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도 확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김 전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는 얘기가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 주변에서 오르내렸지만, 김 전 위원장은 다시 뒤돌아 앉았다. 윤 후보의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윤석열 오른팔' 만나 불만 터뜨린 김종인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만났다. 약 15분의 대화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나온 권 사무총장의 표정은 밝았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이미 여러 차례 깊은 대화를 했고, 김 전 위원장이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견은 사소하다"고도 했다.

잠시 뒤 사무실에서 나온 김 전 위원장은 달랐다. 그는 "대통령이 될 사람은 친소 관계로 (인사를) 결정하면 안 된다. 사람이면 아무나 다 중요하냐"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이 겨냥한 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다. 두 사람과도 손을 잡으려는 윤 후보의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한 것이다.

윤 후보가 사람들을 끌어 모아 '용광로 선대위'를 만드는 데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그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대위 운영 과정에서 쓸데없는 잡음이 나면 안 된다. 쓸데없는 회의나 하면 선대위가 효율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슬림한 실무형 선대위'가 낫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갈등 봉합 분위기서 돌아선 김종인… 왜?

이날 오전까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갈등은 '봉합 수순'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큰 산은 거의 다 넘고 디테일만 남았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 측도 "김 전 위원장이 모두 오케이(OK)를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반전된 건 김 전 위원장과 권 사무총장의 만남 이후로, 둘의 대화에서 뭔가가 어긋났을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위원장이 강한 비토를 놓는 배경엔 '박근혜 트라우마'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을 맡아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친박계와 갈등을 빚다가 밀려났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김한길 전 대표의 관계를 견제한다는 시각도 있다. 윤 후보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후 경기 여주지청장으로 밀려났을 때 김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올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국민의힘 입당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의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의 요즘 행보는 "명실상부한 선대위 원톱을 보장하라"는 시위 성격이 짙다는 뜻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 리더십' 추구하는 윤석열 선택은?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이 길어지는 건 윤 후보의 리더십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이에 윤 후보는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은 도와준다고 했고, 김한길 전 대표는 고민중"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친소 관계 인사'라고 비판한데 대해선 "제가 그분들 안지 얼마 안 된다. 내가 모시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와 가까운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윤 후보는 뜻이 같은 모든 사람을 모아야 압도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스타일이 다르지만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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