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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최강국서 실손보험금은 사진 찍어 접수... "유럽보다 뒤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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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최강국서 실손보험금은 사진 찍어 접수... "유럽보다 뒤처져"

입력
2021.11.23 14: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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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자동화 세계 최고 수준이 무색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의료계의 자동화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의료 데이터 전자의무기록(EMR) 도입률은 지난해 90%를 훌쩍 넘었고, 건강보험공단이 전산화해 보유한 데이터 건수만 6조 건이 넘는다.

그러나 유독 실손보험금 청구는 아직도 종이 서류를 손에서 손으로 전달해야만 한다. 우리보다 정보기술(IT) 발전 속도가 느린 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뒤처진 상황이다.

2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호주 등은 이미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는 청구 간소화 제도를 부분적으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실손보험금 청구 방식에는 '상환제'와 '제3자 지불제'가 있다. 한국이 채택한 상환제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이용한 뒤 보험사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는 체계다. 반면 제3자 지불제는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해 받고, 환자는 차액만 지불한다. 통상 공적 건강보험에는 제3자 지불제가 적용되지만, 민영 보험의 경우 상환제를 채택한 국가도 상당하다.

프랑스 공·사 건강보험 보험금 지급 절차. 보험연구원 제공

프랑스 공·사 건강보험 보험금 지급 절차. 보험연구원 제공

프랑스는 우리처럼 상환제를 쓰면서도, '의료기관-건강보험공단-보험사'가 전자정보 전송시스템을 구축해 빠르게 전산화를 이뤄가고 있다. 환자가 진료비 정산 후 의료기관에 건강보험카드를 제시하면, 의료기관은 전자화된 진료차트를 건강보험공단에 전송하고, 공단에서는 48시간 이내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전달 받은 보험사는 공적 건강보험에서 미지급한 금액을 보험가입자에게 상환해준다. 사실상 환자는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호주의 통원 치료는 환자가 의료기관 단말기에서 보험사 멤버십 카드로 직접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다. 입원 환자는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직접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 민영 건강보험 보험금 지급체계. 보험연구원 제공

영국 민영 건강보험 보험금 지급체계. 보험연구원 제공

영국은 대부분 보험사가 2000년 설립된 '중간결제회사'를 통해 전자청구서를 전송 받고 있다. 하루 병원급 청구의 98%, 개원의 청구의 70% 수준이다. 환자가 의료기관 이용 전 보험사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분석 결과 주 45~50시간 소요되던 행정절차가 전자청구 이후 25~30시간으로 40% 이상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결제회사에서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우려하던 정보유출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국 정보위원회(IC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의료 부문 정보유출(420건) 중 종이서류 등 전자화되지 않은 형태가 90%(380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실손보험 청구 과정을 전산화할 경우 환자의 미청구 사례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설계사 대리 청구에 따른 개인정보 누출도 방지할 수도 있다"며 "의료기관과 보험사 모두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자원 이용도 효율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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