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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임' 바이든 의도는 "초당적 선택 강조"… 파월 연준 2.0 과제는 '물가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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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임' 바이든 의도는 "초당적 선택 강조"… 파월 연준 2.0 과제는 '물가 안정'

입력
2021.11.23 2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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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프라법안 이은 '초당적 선택'
혼란은 적지만 '지지율 반등' 가능할까
관건은 결국 '인플레이션 해결'에 달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임 결정을 발표한 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관련 연설을 하는 파월 의장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임 결정을 발표한 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관련 연설을 하는 파월 의장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최우선적으로 방점을 찍은 건 '초당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연준의 '안정과 독립'을 강조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잡음을 줄여 무난한 국정운영을 위한 또 하나의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하고 지지율도 하락세인 만큼, '세계 경제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연준 수장을 바꾸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초당적 지지를 등에 업는 게 낫다는 계산인 셈이다.

2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연임 결정 발표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초당적 결정을 했다는 데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공화) 당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이듬해 취임한 인물이다. 다만 그 이후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금융정책을 끌고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민주당 대다수와 공화당 일부의 지지만 받아도 인준 절차를 순조롭게 끝낼 수 있는 '카드'였다. 또 의회에서 여야 대결을 줄이고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2조 달러(약 2,400조 원) 규모' 사회복지예산안이 상원 문턱을 넘는 데 집중할 수도 있게 된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4년)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초당적 가치를 중시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그간 행보와도 연결된다. 앞서 1조 달러(약 1,150조 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예산안은 수개월간의 노력 끝에 이달 초 공화당 지지를 얻어 의회에서 가결된 바 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히 지금처럼 나라가 정치적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연준의 리더십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초당적 승인'이 연준과 미국 경제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 인사를 내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 경제 현안을 오롯이 현 정부 책임으로 안고 가는 꼴이 된다'는 우려 섞인 강경론도 나온다. 또 기후위기 대응 등에서 드러난 파월 의장의 철학이 바이든 행정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폴리티코는 "파월 연임 결정이 초당적으로 경제적 찬사를 받을 것이라는 바이든의 희망은 순진한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최근 40% 안팎까지 추락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이 같은 행보나 결정으로 쉽게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결국 관건은 인플레이션 해결에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의 대통령직 성공은 파월이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고 물가상승률을 낮출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까지 표현했다. 지난달 6.2%를 기록하며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울 정도로 심각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연준은 그동안 '일시적 문제'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여러분의 가족, 특히 식품·주거·교통 등 필수품의 비싼 가격을 감당하기 힘든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걸 안다"며 "치솟는 물가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연준과 발맞춰 인플레이션 대응을 이끌고 있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풍토병(endemic)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파월 의장이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현 이사에 대해서도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책무에서 균형을 잡는 데 훌륭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는 덕담을 건넸다. 옐런 장관은 2014년 2월~2018년 2월 연준 의장을 지낸, 파월 현 의장의 전임자이기도 하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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