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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6대륙 모두 뚫었다… 각국 '입국 규제·백신 의무화'에도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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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6대륙 모두 뚫었다… 각국 '입국 규제·백신 의무화'에도 효과는 '글쎄'

입력
2021.12.01 20:00
수정
2021.12.02 01: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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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도 오미크론 감염 확인... 중남미 첫 사례
나이지리아서도 확진자... 전 세계 27개국서 발견
지역 감염·돌파 감염도 속출... 각국 '초비상' 걸려
유럽선 '백신 의무화'... 日, 입국 항공편 예약 중단
美, 국제 여행규정 강화 검토... 1일 전 검사 의무화
남아공 첫 보고 이전, 네덜란드 등에서 감염 사례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 전광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안내가 나오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 전광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안내가 나오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남아프리카에서 최초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일주일 만에 6개 대륙을 모두 뚫었다. 각 나라는 오미크론 변이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규제 강화, 백신 접종 의무화, 부스터샷(추가 접종) 확대 등 ‘초강력 대응 조치’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부터 이미 유럽 내 감염 사례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오미크론 전파’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미크론, 6대륙·27개국 도달 확인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한 부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가 남아공 입국자 규제 조치가 취해지기 전 상파울루로 향한 사람들로, 중남미 국가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파악된 건 처음이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나와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스위스·노르웨이·아일랜드에서도 1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왔다.

이제 오미크론 변이는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북미에 이어 6개 대륙에 모두 침투한 셈이 됐다. 국가로 따지면 한국을 포함, 총 27개국이다. 각 나라에선 지역 감염은 물론, 돌파 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3명)과 독일(4명), 일본(2명)에서 백신 접종을 했는데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가 나왔다. 영국과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추가 보고되고 있다. 유럽 내에서만 현재까지 최소 79명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 각국은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다. 초비상이 걸린 유럽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중도좌파 새 정부는 전 국민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말 또는 3월 초쯤 입법화 완료가 목표다. 오스트리아도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백신 미접종 땐 최대 7,200유로(약 9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은 부스터샷 대상을 18세 이상 성인으로 확대했다.

이날 두 번째 감염자가 발생한 일본 정부는 자국을 목적지로 하는 모든 국제항공편의 신규 예약을 받지 말라고 각 항공사에 요청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입국 규제다. 남아공 등 10개국에 대해선 신규 입국뿐 아니라, 재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의 재입국도 전면 금지했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은 미국도 긴급히 입국자 검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입국자 전원을 상대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행 항공기 탑승 1일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입국 3~5일 내 재검사, 모든 입국자의 7일간 자가격리 의무화 등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의 여객기 이착륙을 알리는 알림판이 모두 '결항'으로 표시돼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의 여객기 이착륙을 알리는 알림판이 모두 '결항'으로 표시돼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달 30일 런던 북부의 한 요양센터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자와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달 30일 런던 북부의 한 요양센터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자와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유럽, 지난달 중순 이미 감염… 각국 대책 실효성 의문

문제는 현재 각국이 쏟아내는 대책의 실효성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고강도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현재 정황상 이미 오미크론 변이는 광범위하게 퍼졌을 공산이 크다. 한발 늦은, 곧 사후약방문이라는 얘기다.

특히 남아프리카발(發) 변이로 알려진 것과 달리, 첫 보고 시점보다 먼저 유럽에 확진자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RIVM)는 “지난달 19일과 23일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샘플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남아공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오미크론 보고’를 한 날짜(11월 24일)보다 5일이나 앞선다. 벨기에와 독일에서도 각각 지난달 22일, 21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가 오미크론 감염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도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상륙했을 가능성이 크다. 채러티 딘 전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국 부국장은 “여러 가정에 근거해 보면, 미국에도 약 2,000건의 변이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티멘 RIVM 연구원은 “오미크론이 세상에 알려진 시점에, 이미 전 세계로 확산 중이었을 수 있다”고 짚었다.

WHO도 국경 봉쇄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WHO는 이날 “국경을 차단하는 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지 못하고, 사람들의 생계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여행 제한은 각국이 자국 내 변이 발생 보고를 꺼리도록 하고, 역학조사 결과나 바이러스 분석 데이터 공유도 주저하도록 만들어 결국 전 세계 보건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미크론 변이 연구 결과가 빨리 나와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일 “현재 연구원들이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과 백신 회피 여부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위험도는 2주 이상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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