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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감염 목사 부부 거짓말에 방역 구멍… "전국 확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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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감염 목사 부부 거짓말에 방역 구멍… "전국 확산 가능성"

입력
2021.12.02 19:30
수정
2021.12.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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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해외입국자들이 이동할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해외입국자들이 이동할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5명, 감염 의심자 4명이 격리 전 접촉한 사람이 총 2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숫자가 갑자기 불어난 것은 첫 감염자였던 나이지리아 방문 목사 부부의 거짓말 때문에 이들과 접촉한 지인 A씨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고, 그 기간 동안 A씨가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을 이어 나간 탓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 N차 감염 촉발될까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 총 9명이 항공기와 지역사회 등에서 접촉한 사람을 파악, 추적 중이다. 감염자 4명(나이지리아 방문 부부와 50대 여성 2명)과 같은 항공기에 탔던 탑승객은 좌석 위치상 밀접접촉으로 분류된 15명을 포함해 총 186명이다. 지금까지 이들 중 3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는데, 모두 델타 변이 감염이었다.

나머지 접촉자 80여 명은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의 가족, 지인들로, 모두 밀접접촉이다. 이 중 나이지리아 방문 목사 부부의 지인 A씨는 오미크론에 감염됐고, A씨의 아내, 장모, 지인도 오미크론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다. 오미크론 ‘N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바이러스 잠복기를 감안하면 오미크론 감염자는 더 쏟아져 나올 수 있다. 가족이나 지인은 거주지가 비슷하지만 비행기 탑승객들은 전국으로 퍼졌을 수 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이동 과정에서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델타 변이처럼 전국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라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될 경우,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비수도권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국내 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해외입국자 대기공간에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화장실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천공항=뉴스1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국내 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해외입국자 대기공간에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화장실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천공항=뉴스1


방역 구멍에… 인천 오미크론 확산 우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첫 감염자 목사 부부의 거짓말 때문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 부부는 지난달 25일 확진 후 역학조사 때 공항에서 집까지 A씨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A씨의 존재를 몰랐고, A씨는 29일에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그 기간 동안 거주지인 인천을 중심으로 수십 명과 접촉했고, A씨 부인은 교회 모임 등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박 팀장은 “목사 부부와 A씨 간의 접촉 사실이 A씨 확진 이후 재조사 때에야 확인됐다"며 “사실관계를 좀 더 따져보고 명백한 책임이 확인되면 지자체가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감염자 중 위중증은 없어

방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 5명 가운데 지금까지 위중증으로 진행된 사람은 없다. 목사 부부와 A씨는 기침, 가래, 미열 증상을 보였으나 현재는 경증이나 무증상 상태로 호전됐다. 다른 감염자 50대 여성 2명은 처음엔 두통, 미열, 어지럼증, 인후통이 있었으나 지금은 무증상이라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이들 여성은 이날 오후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자는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되기 전이라도 델타 변이 음성이 나오면 감염병전담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재택치료보다 격리와 통제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미크론은 델타와 임상 증상이 좀 다르다는 보고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며 “국내 오미크론 환자들의 역학적, 임상적 특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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