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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외무장관, 얼굴 맞대고 ‘우크라이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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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외무장관, 얼굴 맞대고 ‘우크라이나 설전’

입력
2021.12.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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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국무-라브로프 러 외무 스톡홀름 회동
"심각한 결과 있을 것" vs "안보 보장 위한 대응" 맞서
서로 긴장 책임 돌리면서도 "외교적 해법"에선 일치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외무장관 회의에서 서로 등을 지고 서 있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외무장관 회의에서 서로 등을 지고 서 있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고조되는 긴장을 둘러싸고 서방 측을 대표하는 미국과 갈등의 다른 한 축인 러시아가 얼굴을 맞대고 입씨름을 벌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은 ‘심각한 결과’를 경고하고 나섰지만 러시아는 ‘근거가 없다’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양측 회동에서 공격이 오갔지만 이면에서는 긴장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해 양쪽 다 직접적 대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을 찾은 자리에서 30분간 양자 회동을 가졌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를 통해 “러시아가 대결을 추구하기로 결정하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2014년 체결된 민스크협정 준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철군을 재차 요구했다.

러시아는 병력 배치가 자국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동에서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에 끌어들이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동쪽으로 확대되는 것은 러시아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문제”라며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구(舊)소련 국가들의 추가적 나토 가입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설전은 OSCE 회의장에서도 계속됐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자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최근 증강된 병력을 되돌릴 것을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유럽에서 군사 충돌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로 상대방에게 긴장 고조의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다만 두 장관은 양자 회동을 전후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더 이상의 긴장은 없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했듯, 우리는 어떠한 충돌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 역시 회동에 앞서 취재진에게 “위기를 피할 최선의 길은 외교를 통해서다”라고 말한 데 이어 회동을 마친 후에도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뜻을 분명히 했다. CNN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동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자주권과 영토 보전, 독립성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약속을 확인하면서 이는 나토 동맹국들도 공유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쿨레바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추가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의지를 꺾기 위해 엄격한 경제 제재를 포함해 종합적인 억제 프로그램 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도 광폭 행보를 펼치는 모습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헬가 슈미트 OSCE 사무총장 등과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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