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도 적용
유행 확산 고려했다지만... 자율접종 원칙 어디로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 청소년에게도 식당·카페, 학원·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다.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청소년 감염을 막기 위해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초6∼고3)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예방접종 간격이 3주이고,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백신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약 8주의 유예 기간을 둔 것이다.
이전까지는 만 19세 이상 성인에만 방역패스를 적용해 왔지만, 학생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해지자 적용 연령이 하향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일~이달 1일) 학생 확진자는 총 3,394명으로, 일평균 484.9명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학생 일평균 확진자가 500명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전날인 2일 기준 12~17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47.3%에 그치고, 완료율은 더 낮은 26.5%다.
그러나 정부가 소아·청소년 자율접종이라는 기존 원칙을 뒤집으면서 교원단체나 일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전면등교를 이어가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를 강요하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백신을 강제적으로 맞게 하려는 것보다는 백신 접종 필요성에 공감대와 동의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둔 경기 용인시 학부모 이모(41)씨도 "여학생들의 경우 백신을 맞고 생리불순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이 심한 경우가 있다고 해서 접종을 미루고 있었는데, 이렇게 강제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청소년 방역패스 철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하고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자녀를 둔 서울 마포구의 최모(45)씨는 "초등학생에게까지 접종을 강요하는 건 너무해 보인다"며 "일단 접종을 미루고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업계 역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학원에서 일하는 김모(41)씨는 "지금은 다음 학년 선행학습을 위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이른바 '윈터스쿨' 기간인데 걱정이 크다"면서 "고3이나 재수생 중심의 대형학원보다 소규모 동네 학원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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