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율 0.5%P 전격 인하...7월 이후 5개월 만
리커창 3일 "실물경제 지원 강화" 강조
헝다 사태, 경기 하방압력에 선제 조치
중국 인민은행은 6일 “지급준비율을 15일부터 0.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최근 급속한 경기 둔화의 와중에 중국 2위 부동산업체 헝다의 부채 위기까지 현실화하자 전격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이 고객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3일 리커창 총리는 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화상 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며 "중국은 안정적인 거시정책으로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실물 경제, 특히 중소ㆍ영세 기업의 지원 강도를 강화해 경제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이 조만간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중국의 내년 거시정책 방향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8~1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준율 인하 조치는 다음주에 시행될 것으로 점쳐졌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1월과 3월, 4월 연거푸 지준율을 내렸다. 이후 잠잠하다가 15개월 만인 올해 7월 또다시 0.5%포인트를 인하했다. 당시 2분기 중국 성장률이 7.9%로 집계돼 1분기(성장률 18.3%)의 거품이 꺼지고 경기 하방 압력이 본격화하던 시점이었다.
다만 중국 증권일보는 “인민은행이 12월에 지준율을 인하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지준율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당국이 서둘러 행동에 나선 셈이다.
이 같은 선제적 조치는 성장 둔화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3분기 4.9%로 다시 줄어든 데 이어 4분기에는 3%대에 그칠 전망이다. 언제 파산할 지 모르는 부동산 재벌 헝다 위기까지 겹쳐 경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9%를 차지한다. 여기에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코로나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각국으로 퍼지면서 중국의 대외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한 상태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평균 지준율은 8.4%로 낮아졌다. 인민은행은 “이번 인하를 통해 1조2,000억 위안(223조 원)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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