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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대물림 받고 싶냐" 수업 10분 지각한 학생이 교사에게 들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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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대물림 받고 싶냐" 수업 10분 지각한 학생이 교사에게 들은 말은

입력
2021.12.10 15:30
수정
2021.12.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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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고등학교 측이 경찰에 해당 교사 신고
피해 학생 가족 "인격모독 교사 처벌해달라"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에 늦은 학생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폭언을 들었다는 학생의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격모독 교사 처벌해달라"며 글을 올렸다.

10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인천 서구의 한 고등학교는 50대 체육교사 A씨를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A교사에게 폭언을 들었다는 B(16)군의 가족은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교사를 처벌해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것을 학교 측이 확인한 것이다.

B군 가족은 청원 글에서 "고등학교 2학년인 B군은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엎드려 자다가 2교시 체육 수업에 10분 늦게 참석했다"며 "체육교사는 아이에게 20분간 운동장을 뛰라고 지시했고 큰소리로 인격모독을 했다"고 전했다.

청원 글에 따르면 A교사는 B군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냐" "이런 애들이 불우한 환경 탓한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냐" "공부를 못하면 기술이라도 배워라"고 말했다.

이후 B군은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청원 글에서 "B군은 수치심에 다음 교시에 보건실에서 청심환을 타서 먹고 보건교사와 상담 중 오열, 과호흡, 손목 마비, 혈압 상승 증상을 보였다"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조퇴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어 "해당 A교사는 아이가 편부모이고, 현재 형편상 부모와 살지 않고 있으며, 작년에 학교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내용을 알고 있다"며 "그런 교사가 학생에게 가정 환경과 가난 대물림을 언급하며 인격모독, 수치심을 줬다"고 주장했다.

B군 가족은 A교사와의 면담 과정도 전했다. 이들은 "대화를 하고자 방문한 학부모에게 팔짱을 끼고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 '그 말은 했지만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할 마음 없다'고 했다"며 "교사로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B군은 이후 집에서 처지를 비관하고 자책하며 눈물만 흘린다"면서 "이 아이 마음의 상처와 트라우마, 이후 학교생활은 어떻게 누가 책임을 지느냐, A교사의 진심 어린 사과와 처벌을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A교사는 수업에서 배제돼 학생들과 분리 조치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B군과 A교사를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수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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