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코로나 중증 확률 89% 낮춰
바이든 "팬데믹 벗어나는 데 중대 진전"
사용 승인 받을 경우 '타미플루' 역할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알약 ‘팍스로비드’는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대응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14일(현지시간) 자신들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고위험군 입원ㆍ사망 확률을 89%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치료법이 허가를 받는다면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길에 중대한 진전을 보여줄 것”이라며 반색했다. 신종플루를 제어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치료약 타미플루처럼 팍스로비드가 정식 승인을 받는다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화이자는 비만, 고령, 기저질환 같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자를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사흘 이내에 이 약을 복용하면 입원ㆍ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낮아졌다.
건강한 청년 또는 위험인자가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 등 ‘표준위험군’ 대상 임상시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입원ㆍ사망 확률을 70% 줄이는 것으로 나왔다.
임상시험자 중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그러나 화이자 측은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의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도 다른 변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성명에서 “(팍스로비드) 허가가 나거나 승인이 된다면 이 잠재적인 치료약은 팬데믹을 진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의학책임자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홈런을 친 것과 마찬가지”라며 “매우 효과적인 치료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높였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 “(치료 알약 효능 확인) 소식은 우리에게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울 또 다른 잠재적인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라고 환영했다.
팍스로비드는 이르면 연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사용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올해 안에 18만 명, 내년에는 최소 8,000만 명이 쓸 수 있는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52억9,000만 달러를 들여 1,000만 명 치료분을 구매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앞서 미 제약사 머크와 릿지백세라퓨틱스가 개발한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FDA 자문위원회 승인 권고 후에도 최종 긴급사용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임신부 사용 시 위험 초래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최종 분석을 수행한 결과 입원ㆍ사망 예방 효과도 애초 머크가 10월 발표한 50%가 아니라 30%로 줄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반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그보다 치료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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