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소중한 것을 잃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대표적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1988년 미국의 유명한 생태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이와 같은 상황이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윌슨은 이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세계환경정상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채택됐고, 지금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노력에 대한 혜택으로 주어지는 효과를 '생태계서비스'라고 한다. 이는 식량이나 목재, 물과 같은 자원을 공급해주는 공급서비스, 공기와 물을 정화하고 산사태와 같은 재난을 막아주는 조절서비스, 좋은 경치와 관광, 휴식장소 등을 제공해 주는 문화서비스, 광합성 작용이나 토양 생성, 동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해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서비스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도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공원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는 22개소의 국립공원이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국립공원에는 산업화 과정에서 서식지를 잃어버린 멸종위기 동식물종의 66%가 살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립공원을 지킨 결과 국립공원은 국민들에게 잘 보전된 자연환경과 함께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가 공간을 제공해 주는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찾는 국민은 2016년 기준 약 4,400만 명이다. 평균적으로 국민들이 1년에 1번꼴로 국립공원을 방문한 셈이다. 국립공원은 이처럼 많은 국민들이 선호하면서도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지켜가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힐링공간이자 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국립공원은 도시공원과는 성격과 출발이 다른 공간이다. 도시공원은 시민들이 도시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등장했다. 반면 국립공원은 1800년대 후반 미국에서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초 '이용'보다는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시작된 보호지역이다.
국립공원은 국민들에게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서식처를 잃은 수많은 생명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한다. 사람도 어쩌면 산업화 과정에서 휴식처를 잃은 슬픈 동물일지 모른다. 우리는 몸과 마음의 피난처로 국립공원을 찾아간다. 국립공원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의 마지막 피난처이자 휴식처다. 생물다양성을 잘 보전하고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국립공원은 국민 모두에게 정말 소중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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