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관련 여부는 물론 핵심 피의자의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허송세월하는 동안 대선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핵심 피의자를 재판에 넘긴 대장동 비리 수사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이러다 막판에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수처 수사는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자 앞에서 정지된 상태다.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ㆍ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 처리도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진욱 공수처장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처리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했는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가운데 무책임하게 시간만 끄는 공수처를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는 윗선 개입 의혹에 가로막혀 있다.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와 관련해 유동규ㆍ김만배씨 등 핵심 5인방을 재판에 넘긴 뒤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를 지시한 윗선을 확인하는 수사는 사실상 실종 상태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잇따라 숨지면서 제동이 걸린 측면이 크지만 애초 검찰의 수사의지부터 의심스러웠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책실장 조사에 이토록 시간을 끄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검찰과 공수처가 결론을 계속 유보한다면 수사기관의 정치ㆍ대선 개입 논란만 증폭될 뿐이다. 늦어도 2월 13일 대선 후보등록 전까지는 분명한 결론을 내려 유권자 선택을 도와야 한다. 2007년 대선 당시 투표 2주일 앞두고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에게 BBKㆍ다스 사건 면죄부를 줬던 검찰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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