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급증에 일선 보건소 일손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보건소 업무가 폭증한 일본 오키나와현은 밀접 접촉자를 특정해 연락하는 업무를 감염자에 부탁하고 있다. 이미 감염된 사람에게 건강상태 파악 등을 위해 연락하는 일이 급선무라 ‘적극적 역학조사’ 기능은 포기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다른 지역에서도 향후 보건소 업무 부담이 커지면 역학조사는 포기하고 고령자 시설이나 의료기관 등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경우에만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나하시는 지난 9일부터 감염자 본인에게 누가 밀접 접촉자에 해당하는지를 특정하게 하고 이들에게 직접 연락도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역학조사 운용 방침을 변경했다. 나하시의 나가미네 다쓰야 건강부장은 신문에 “감염자 연락조차 지연돼 밀접 접촉자 (조사)까지는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시민에게 보건소 업무의 일부를 부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나하시 신규 감염자 수는 4일 38명에서 8일 400명으로 급증했다. 시는 본청으로부터 직원 27명을 파견받아 보건소를 83명 태세로 확충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형편이다. 오키나와현은 11일 자위대에 의료 지원을 위한 ‘재해 파견’도 요청했다.
후생노동성은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면 보건소의 역학조사 기능을 고령자 시설이나 의료기관 감염 등으로 제한하고 감염자 대응에 주력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여름 하루 2만5,00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던 ‘5차 대유행’ 시기에 병상 부족으로 재택 요양을 하다가 숨지는 사건이 여럿 발생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선 보건소가 매일 감염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먹는 약 처방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보건소의 다른 업무는 최대한 줄이고, 지역 의료기관이 재택요양자 대응 업무를 분담하는 체제를 구축해 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1일 코로나19 재확산 대책을 설명하면서 “1만6,000곳 의료기관이 감염자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1만2,000곳이었는데 그 사이에 더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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