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무너지는 일본 방역 비상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었다고 12일 오후 NHK가 보도했다. 하루 신규 감염자 수가 1만 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9일(1만395명) 이후 4개월 만이다.
일본의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난해 하루 최대 2만5,000명이 나왔던 ‘5차 대유행’ 당시, 7월 초 1,000명대였다가 약 3주 후 1만 명(7월 말)으로 증가했고, 다시 2주 후인 8월 중순에 2만 명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4일 1,265명이던 확진자 수가 불과 8일 만에 10배로 증가한 유례 없는 폭증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를 빠르게 대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6차 대유행’은 주일 미군기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오키나와현 등에서 시작됐지만 연말연시 귀성과 모임이 이어지면서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 감염도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이날 도쿄에서는 2,198명, 오사카는 1,711명이 확진자로 보고돼, 이전까지 전국 최대 감염자 수를 기록했던 오키나와(1,644명)를 앞질렀다. 오키나와의 이날 감염자 수는 이전 최다였던 8일(1,759명)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다만 도쿄의 중증자 수는 4명에 그치고 사망자는 없어 병상 부족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전날 새 유행에 대비해 보건소뿐 아니라 1만6,000여 의료기관이 함께 자택요양 감염자 관리·치료를 맡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3차 접종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처진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총리관저가 집계한 3차 접종 비율은 12일 현재 0.8% 수준이다. 일본 정부가 2차 접종 후 '8개월 뒤 3차 접종'을 예고해 의료종사자에 대한 접종이 지난달에야 시작된데다, 11~12월 신규 확진이 100~200명대로 안정되자 국민들도 3차 접종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던 탓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3차 접종 일정을 앞당긴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백신 수급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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