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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의사·간호사 부족 심각... 더 늦기 전 필수인력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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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의사·간호사 부족 심각... 더 늦기 전 필수인력 확보해야"

입력
2022.01.20 20: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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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 인천시의료원 제공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 인천시의료원 제공

이런 전쟁은 없었다. 어딜 가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야 했고, 곳곳에 다닌 흔적을 남겨야 했다.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출입이 거절되고, 백신을 다 맞으면 끝날 줄 알았던 이 싸움에선 또 추가 접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세 번째 접종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싸움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 2년을 맞았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일선에서 내다본 3년 차의 올해 우리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국내 '1번 확진자'를 치료한 인천시의료원의 조승연(59) 원장과 신천지발 1차 대유행을 현장에서 겪은 김승미(58) 대구시의료원장으로부터 들었다.

우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한 이들은 지난 2년을 ‘기적’으로 평가했다. 부족한 인력으로 ‘사망자 6,480명(20일 0시 기준)’ 선에서 국민을 지켜낸 일이 그렇다. 조 원장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는 여건”이라며 “사망자를 이 정도로 억제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했다. 김 원장은 “지방의료원이 중증환자 수용 준비 없이 사태를 맞으면서 모두가 고생을 했다”며 “지쳐서 의료원을 떠나는 의료인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이들 덕분에 의료체계가 지금까지 작동하고 있는 것도 역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좀 있으면 진정될 것’이라던 전망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는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빗나갔다. 그래서 문제는 싸움의 종식 시점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조 원장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 지치는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 환자만 보다 보니 외과의가 수술을 못 하는 등 자기 분야 일을 하지 못해 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의료인력이 절반 수준인 데다 개업의 쏠림 현상, 민간 병원 비중도 높다. 조 원장은 “유럽처럼 일일 확진자가 수만 명씩 쏟아졌다면 환자들은 길거리에 누워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료원장은 열악한 지방 의료원 의료인력 부족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김 원장은 "병상 확보는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의사·간호사는 여전히 모자라고 지방의료원,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분야 인력 부족은 특히 심각하다"며 “열악한 지방의료원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임상교수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정 기간 일하는 조건으로 국립대병원 교수 자격을 주는 제도다.

특히 조 원장은 “지방의료원에서 연봉 5억 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며 “고령화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의사 수를 늘리는 동시에 의사들이 지방의료원에서 사명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임상교수제는 올해 적십자병원을 포함, 41군데 공공의료원에서 150명 규모로 시범 운영 후 정식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쪽에선 공공임상교수를 1,5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유행이라는 전시 상황이 끝나고 평시로 돌아가면 ‘돈 먹는 하마’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민간병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김 원장은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힘든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먹힐지 회의감이 있다"며 "공공임상교수제를 도입하고 필수의료에 대한 적정 수가가 책정된다면 양질의 인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원장은 확진자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로 유야무야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선 “다시 그리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우리 나름대로 코로나 확산 방지법을 학습했고, 백신 접종도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에 남은 것은 고위험군 보호책”이라며 “고위험군 대책이 자리를 잡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원장도 “바이러스 대응 경험이 있고, 백신과 치료제까지 투약되기 시작한 만큼 코로나19도 다른 감염병처럼 더불어 살아갈 날이 이르면 올해 안으로 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미 대구시의료원장. 대구시의료원 제공

김승미 대구시의료원장. 대구시의료원 제공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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