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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로 쇠고랑 차고 직장에서 잘린 美 ‘패가망신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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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로 쇠고랑 차고 직장에서 잘린 美 ‘패가망신 커플’

입력
2022.01.21 16:53
수정
2022.01.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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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 다른 승객에게 '외국인 꺼지라'며 욕설
맥주 뿌리며 위협… SNS서 영상 퍼지며 논란
검찰,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 회사도 해고 통보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에게 인종차별 욕설을 한 백인 커플. 소셜미디어 영상 캡처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에게 인종차별 욕설을 한 백인 커플. 소셜미디어 영상 캡처

미국 뉴욕주(州) 롱아일랜드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에게 인종차별적 폭언을 한 백인 커플이 재판을 받게 된 데 이어 직장에서도 잘렸다.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쫙 퍼진 터라 얼굴을 똑바로 들고 다니기도 어렵게 됐다. 한마디로 ‘패가망신’한 셈이다.

20일(현지시간) NBC뉴스 뉴욕 지역방송에 따르면, 전날 맨해튼지방검찰청은 열차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인종차별적 폭언과 위협을 가한 30대 커플 저스틴 리커먼과 크리스틴 디게사로를 증오 범죄와 아동 복지 위협 등 ‘가중처벌 가능한 2급 괴롭힘(Aggravated Harassment)’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0일이었다. 피해자 리즈 에델킨드는 남편과 열 살 아들, 친한 목사 부부와 함께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농구팀 뉴욕 닉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이들은 열차에서 빈 좌석을 찾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리커먼과 디게사로가 “빌어먹을 외국인 놈들, 우리나라에서 꺼져”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에델킨드는 “그 커플이 우리 일행을 ‘이민자’라고 지칭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으니 이 나라에 있을 권리가 없다’고 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일행이 그들에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며 “단지 피부색과 억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어떻게 감히 단정하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백인 커플은 심지어 맥주를 뿌리며 위협하기까지 했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두 사람이 맥주를 뿌리며 피해자 일행을 향해 ‘외국인’이라고 폭언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여론이 들끓자 이 커플은 19일 자수했다. 검찰은 열차 안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뒤 기소했다.

가해 커플은 직장도 잃었다. 이들이 근무했던 헌팅턴 도요타 대리점은 앞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회사 직원 두 명이 연루된 사건을 듣고 격분했다”며 “즉시 두 직원에 대해 정직 처분을 했고 조사를 마친 뒤 해고했다”고 밝혔다.

에델킨드는 가해자들이 기소됐다는 소식에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또 미국 시민으로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며 기뻐했다. 아울러 “마음속에 증오를 품고 있지 않으면 그런 험악한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증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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