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한 연쇄살인범의 서사

입력
2022.01.25 04:30
26면
0 0

1.25 올드 레이디 킬러

2006년 체포 직후의 후아나 바라자. 로이터 연합뉴스

2006년 체포 직후의 후아나 바라자. 로이터 연합뉴스

1990년대 말부터 멕시코시티를 공포에 떨게 한 '올드 레이디 킬러(Old Lady Killer)'가 2006년 1월 25일 붙잡혔다. 전 여성 프로레슬러 후아나 바라자(Juana Barraza, 1957~)였다. 그는 만 82세 독신 노파를 청진기 끈으로 교살한 뒤 집을 나서다 경찰 불심검문에 체포됐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 때문'이었다고 자백했다.

멕시코시티 북쪽 이달고(Hidalgo)의 한 농촌에서 나고 자란 바라자는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에 의해 10대 무렵 맥주 세 병에 한 남자에게 팔려가 지속적인 강간과 학대를 당하며 아이 넷을 낳았다. 근육질의 큰 덩치로 성장한 그는 '침묵의 숙녀(La Dama del Silencio)'라는 닉네임으로 멕시코 프로레슬링의 일종인 자유격투기(lucha libre) 선수로 데뷔해 꽤 이름을 얻었다.

60대 이상 가난한 독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그의 범행은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모두 생활보호대상자라는 점을 중시해 범인이 사회복지대상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공무원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였다. 또 범행 수법이 교살 또는 폭행치사라는 점을 들어 범인이 남성이라 여겼다.

2005년 11월 첫 목격자가 나타났다. 범행 현장을 떠나던 용의자가 건장한 체구에 붉은 블라우스를 입었다는 증언. 경찰은 범인이 복장도착자이거나 여성으로 변장했다고 판단, 멕시코시티 성소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반인권적 수사를 진행했다.

바라자 체포 직후 경찰은, 연쇄살인 의혹을 한동안 묵살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키우고 범인을 남성으로 예단한 점 등으로 여론의 호된 비난을 샀다.

바라자는 단 네 명의 살해 혐의만 인정했지만 경찰은 시신 10구에서 그의 지문을 확인했다. 경찰과 검찰은 희생자가 최소 4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2008년 법원은 그에게 16건의 강도 살인 혐의를 인정해 759년 형을 선고했다.

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