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전 문무대왕함 사태 최영함서 재연
첫 정박 도중 양성… 추가 확진 가능성도
유입 경로는 오리무중 ... 軍 "치료에 만전"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6진(최영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또 터졌다. 전체 승조원의 9%인 27명이 확진됐다. 지난해 7월 34진(문무대왕함) 승조원의 90%가 코로나19에 걸려 중도 귀환해야 했던 악몽이 6개월 만에 재연된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만 무스카트항에 정박 중인 청해부대 36진 304명 중 2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간부 18명과 병사 9명이다. 나머지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잠복기를 감안하면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초 확진 환자는 전날 발생했다. 함내에서 병사 한 명이 오한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신속 진단장비(엑스퍼트ㆍX-pert)’로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부대 측은 즉각 밀접접촉자 80여 명을 포함한 부대원 전원을 61개 조로 나눠 다수의 검체를 혼합하는 ‘풀링(Pooling)’ 검사를 실시했고, 17개 조에서 양성이 확인됐다. 이에 전체 승조원의 검체를 채취해 정식 검사 격인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오만 방역당국에 의뢰했다.
군 당국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이번 사태는 최영함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위해 19일부터 항구에 머물러 있던 시점에 일어났다. 모든 승조원은 지난해 11월 백신 2차 접종은 물론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까지 받은 뒤 출항했다. 추가 접종도 24일 완료됐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작전에 돌입했는데도, 다시 바이러스에 뚫린 것이다.
36진의 정박은 무스카트항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는 외부접촉이 전무해 일주일 정박 기간에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보급 △식량 등 물자 보급 △정박 때 탑승한 현지인 도선사 등 몇몇 감염 의심 경로는 있다. 다만 군 당국은 이 경우에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랐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백신이나 물자가 부두에 적재되면 소독 등 방역을 거쳐 반입했다”며 “함선 외부로 출타한 승조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태 때처럼 감염 경로를 끝내 밝히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체 승조원이 3차 접종까지 마친 데다, 34진과 달리 정박 중 감염이 확인돼 신속 대응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34진은 승조원 301명 중 무려 90.4%(272명)가 확진돼 작전 도중 국내로 이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합참 관계자는 “10명 정도가 인후통과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일 뿐 환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면서 “현지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도 구축한 만큼 대응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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