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우리 삶을 바꾼다]
<하>당장 바꾸자… 행동 나서는 미래세대
편집자주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건 이제 더 이상 북극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의 밥상물가, 일자리,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면면을 상, 중, 하 총 3회로 짚어봤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후변화'는 사실상 실종된 의제다. 이슈가 된 적이 딱 한 번은 있다. 지난 3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RE100(Renewable Energy 100%∙기업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과 EU택소노미에 대해 묻고 윤석열 후보가 모른다고 답한 뒤 대선 토론이 무슨 장학퀴즈냐는 식의 정치 공방 소재로만 쓰인 게 전부다.
반면, 앞서 2020년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 핵심 의제 중 하나는 '기후변화'였다. 결과적으로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 등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고 기후변화를 부정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패배했다.
당시 미 대선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는 데는 10, 20대가 주축이 된 기후행동 시민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2017년 결성 후 이듬해인 2018년 11월 6일 중간선거에서 신재생에너지 지지자들이 대거 선출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10선의 전임자를 누르고 뉴욕 주에서 당선된 오카시오 코르테스(32)가 대표적 인물이다. 같은 해 11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자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코르테스와 함께 미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집무실을 점거해 화제를 모았다. 젊은 활동가들은 펠로시 집무실에서 농성하며 제대로 된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미 대선에서 자신들이 지지했던 버니 샌더스가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하자 "F학점(트럼프)보다 C+(바이든)가 낫다"며 바이든 지지로 돌아섰다. 이후 이들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유권자 등록운동으로 경합주의 바이든 승리에 공을 세웠다.
선라이즈 무브먼트에서 초창기부터 활동한 올리비아 클라크는 정치인들이 청년의 지지를 얻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빨리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초창기 가장 중요했던 활동 중 하나는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 점거였다"며 "우리 단체에 청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정치인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투표권은 그들이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영리한 정치인들은 성공을 위해 청년 유권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크는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국 대선 후보들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건강한 지구가 없다면 부동산 개발도 경제 성장도 없다"며 "후보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진지하게 공부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당선되더라도 한국의 젊은 세대는 물론 기후변화에 진전된 입장을 밝힌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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