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순자 소유 전두환 연희동 자택 공매 처분, 무효"

"공매 부당" 1심 인정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안치를 위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본채와 정원을 공매에 넘긴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17일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와 옛 비서관 이택수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공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각결정은 집행당사자 적격을 갖추지 못한 집행처분"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이 무기징역과 함께 확정한 추징금 일부를 체납했고, 검찰은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겼다. 연희동 자택은 본채와 정원, 별채로 구성돼 있는데 본채는 이순자씨, 정원은 이택수씨, 별채는 전씨 며느리 이윤혜씨 명의로 돼 있다.

전씨 일가는 이번 소송을 포함해 연희동 자택과 관련해 잇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해왔다. 형사판결 당사자가 아닌 자의 명의로 된 연희동 자택을 환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연희동 자택 본채와 정원은 전씨가 대통령 취임 전 취득한 것으로 검찰의 압류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별채는 뇌물로 조성한 불법재산으로 취득한 게 맞아 압류할 수 있다고 확정한 바 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