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억 원, 취임 전 필요한 '최소' 금액인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추산한 대통령 집무실의 서울 용산 이전 비용이 하룻밤 사이 1,200억 원 추가됐다. 윤 당선인은 20일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상한 최초 비용은 496억 원. 21일 합동참모본부의 남태령 이전 비용으로 약 1,200억 원이 보태지면서 예상 비용이 1,700억 원대로 뛰었다. 문제는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①이달 말까지 국방부가 청사 옆 건물인 합참 청사로 이사하고 ②윤석열 정부 출범일인 5월 10일에 맞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③합참은 장기적으로 전쟁지휘본부가 있는 남태령으로 옮기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윤 당선인이 설명한 496억 원의 내역은 이렇다. ①국방부의 합참 청사 이전에 118억3,500만 원 ②국방부 청사 리모델링 및 대통령 집무실 이사에 252억3,100만 원 ③대통령 경호처의 국방부 청사 인근 이전에 99억9,700만 원 ④대통령 공관 및 경호시설 한남동 설치에 25억 원. 윤 당선인 측은 496억 원의 예비비 사용을 20일 정부에 요구했다.
496억은 국방부가 추산한 국방부 이전 비용(5,000억)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집무실 이전 최종 비용(1조 원 이상)에 크게 못미치는 액수다. 윤 당선인은 20일 "1조 원이니 5,000억 원이니 얘기들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1,200억 원이 추가돼 집무실 이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1일 대통령직인수위 브리핑에서 "합참이 남태령으로 이동하는 경우, 새 청사는 1,200억 원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200억 원은 남태령에 신축할 합참 청사 건설 비용으로, 보안·방호시설 설치 등 기타 이전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합참 이전에 600억~1,2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200억 원은 과하게 잡혔다"면서도 "약 600~700억 정도는 소요될 것"라고 말했다. 2012년 8월 준공된 10층 규모의 용산 합참 청사엔 순수 건축비만 1,875억 원이 든 것으로 전해진다.
1,700억 원이라는 액수에는 사이버사령부 등 직할부대의 연쇄 이동 비용, 집무실 주변 용산 미군기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는 비용 등은 여전히 빠져 있다. 496억 원은 윤 당선인 측이 정부 예비비로 확보하려고 하는 최소 금액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중장기적으로 써야 할 예산은 비용에 넣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혈세 낭비' 비판을 의식해 예산을 '과소 추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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