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가구 1주택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또 1주택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선 종부세 납부 유예제도를 도입해 적용한다. 23일 발표된 ‘2022년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집값 폭등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적용으로 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17.22%에 달한다. 지난해 상승률 19.05%와 합산하면 2년간 무려 36.27%나 급등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보유세 부담 급증을 한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땜질처방’이라는 비판을 살 만하다.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시세의 괴리를 바로잡는다며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확정했다. 당시 70% 이하였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집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로드맵까지 적용돼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게 되자 진작부터 로드맵 보완론이 비등했음에도 선제 조치를 미뤘다. 그 결과 당해 보유세에 전년 공시가를 적용하는 행정 파국이 빚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실수요자 보유세 급증을 막았다는 면에선 다행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격 11억 원짜리 주택 한 채를 5년간 보유해 보유세를 205만 원 부담한 가구주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12억 원 넘게 오르면 종부세까지 추가돼 내야 할 보유세가 426만 원으로 뛸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증가 폭이 낮아져 325만 원 정도로만 오른다.
정부는 보유세 동결 조치를 1주택에 한정해 다주택 규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윤석열 당선인 측은 ‘2020년 공시가 적용’은 물론,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전면 보완까지 공약해 향후 보유세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수요 대출규제 완화 방안까지 잇달아 나오고 있어, 자칫 주택시장이 다시 들썩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 교체기에 시장에 잘못된 신호가 확산하지 않도록 면밀한 메시지 관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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