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6·1 지방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대선 막바지에 정치개혁 의제를 꺼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실현해 다당제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자고 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개특위 구성 당시 합의된 의제가 아니라며 위헌 판결받은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논의부터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국민의힘이 우선해야 한다는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 모두 시급히 해결할 과제다. 광역의원 선거구는 2018년 헌법재판소가 인구 편차를 4대 1에서 3대 1로 조정하라고 했고 그에 따른 법정 시한도 지났다. 지방선거 준비가 눈앞에 닥친 중앙선관위와 행정안전부가 답답해 하다못해 지난 18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국회가 답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
거대 양당의 독식을 방지하기 위해 민주당이 요구하는 기초의원 선출 방식 개선도 중요하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4인까지 선출이 가능해졌지만 2인 선거구로 쪼갤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해 양당이 사실상 독식해왔다. 과거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없애자고 중선거구제를 도입했는데 2인 선거구가 60% 이상이니 법 개정이 무색한 게 현실이다. 3인 이상 선거구제로의 개편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론에도 부합한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혁과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을 동시에 논의 못할 이유가 없다. 박홍근 민주당 새 원내대표는 "3, 4월 국회를 민생과 개혁의 장으로 만들겠다"며 "정치개혁 입법에 국민의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도록 설득하겠다"고 했다. 지방선거는 이미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돼 제도를 손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로 상대방 핑계를 대며 합의를 미루다 결국 지금대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만다면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양당의 나눠 먹기 구태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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