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협조 없이 대통령은 성공하기 힘들다.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지략과 추진력이 중요한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의도 국정 파트너'가 될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8일 선출된다.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권성동(4선·강원 강릉)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조해진(3선·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윤핵관' 원내사령탑 선출로 윤 당선인에게 더 힘을 싣느냐, '비핵관'을 뽑아 힘의 집중을 견제하느냐. '첫 여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로 선회 기류... 권성동 출마 유력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고 나선 건 조 의원이다. 조 의원 측은 "5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다"고 4일 공지했다.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인 조 의원은 선거를 나흘 앞둔 이날까지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해왔으나, 권 의원이 단독 입후보해 경쟁 없이 추대되는 데 반대하는 의원들의 권유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가장 적극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혀왔던 김태흠(3선·충남 보령시서천군)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예고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이준석 당대표와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오전 김 의원을 찾아가 "충남지사 선거에 나서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다. 김 의원은 5일 입장을 밝힐 예정인데, 지방선거 출마로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새 원내대표 경선은 권 의원과 조 의원 간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지만,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은 "오래전부터 원내대표 꿈을 갖고 있었던 만큼 당연히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상현(4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김도읍(3선·부산 북구강서구을) 박대출(3선·경남 진주시갑) 의원 등이 막판 가세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권, 무혈입성 시 윤 당선인에 더 부담" 여론 확산
이번 경선은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던 권영세(4선·서울 용산)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권성동 의원과 김태흠 의원의 양자 대결로 일찌감치 구도가 굳어진 듯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선회로 권 의원이 단독 입후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출마를 고심 중이던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급속히 확산했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윤 당선인 측근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사실상 무혈입성 하게 되면 오히려 윤 당선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당내 여론은 팽팽히 갈린다.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권 의원이 선출돼야 당선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견과, 조 의원을 비롯한 경쟁 후보를 뽑아야 청와대와 협력하면서도 견제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권 의원이 유력해 보이지만, 그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있어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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