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지명에 이어 내각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장관 후보자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부처의 유력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5일 복수의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아 확정된 인선은 없다고 말했다. 검증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최종 낙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측이 인선 기준으로 내세운 것은 능력·협치·통합 세 가지다. 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은 윤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원칙이다. 김은혜 대변인도 전날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여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그 신뢰를 통해 국민통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능력을 바탕으로 협치와 통합까지 아우르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당선인 측 말대로 학연과 지연, 정파에 얽매이지 않고 유능한 인물을 뽑는 것은 이상적인 인사 원칙이다. 하지만 탁월한 업적을 내지 않는 이상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도 달라져 능력이란 잣대도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기 십상이다. 인수위원 발표 때도 능력에 따른 인사를 했다고 했지만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일색이어서 뒷말이 적지 않았다. 학벌과 관료 경력 등의 간판이 능력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인수위의 국민통합위 정치분과위원장에 위촉된 인사가 코드가 다르다는 이유로 곧바로 내쳐진 일도 벌어졌다.
최근 주요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 대선 캠프 출신들이다. 능력 면에서 못할 게 없을지 모르나 이대로 인선이 이뤄진다면 인수위 인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적 신뢰나 감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능력은 인사의 필요 조건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국정의 중요한 문제들이 지역·세대·계층에 따른 복잡한 이해관계들로 얽혀 있다. 비슷한 생각의 사람들끼리 모이면 국정 시야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불문가지다.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내각에 배치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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