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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의 눈부신 복귀전... 팬들은 열광, 또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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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의 눈부신 복귀전... 팬들은 열광, 또 열광했다

입력
2022.04.08 17:07
수정
2022.04.08 17: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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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6번홀에서 9m 거리의 버디를 잡아낸 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오거스타=EPA연합뉴스

타이거 우즈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6번홀에서 9m 거리의 버디를 잡아낸 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오거스타=EPA연합뉴스



완벽한 귀환이었다. 자리를 비운 1년 4개월 동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골프 황제’는 자신의 존재감을 필드에 쏟아냈다. 그의 주변을 예닐곱 겹으로 둘러싼 패트론(마스터스 갤러리)들은 샷 한 번, 퍼트 한 번마다 환호와 탄성을 터뜨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돌아왔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로 공동 10위를 기록하며 성공적 복귀를 알렸다.

우즈는 지난해 2월 몰고 가던 자동차가 도로 아래로 추락해 다리를 절단할 뻔할 만큼 크게 다쳤다. 정강이뼈와 종아리뼈가 산산이 조각났고, 발과 발목뼈도 부러졌다.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고가 난 지 8개월이 지난 10월까지도 목발을 짚고 다녔던 우즈는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서 509일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마스터스 이후 한 번도 정규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3년 만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가득 채운 패트론들은 우즈의 복귀를 뜨겁게 반겼다. 진한 분홍색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은 우즈가 호아킨 니먼(칠레), 루이스 우스트이젠(남아공)과 함께 1번홀 티박스에 오르자 현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환호 속에서 날린 우즈의 복귀 후 첫 티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났지만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티샷을 끝낸 우즈가 페어웨이로 걸어가자 그 뒤를 우르르 따르는 패트론의 행렬은 장관이었다. 1년 4개월 동안 그의 존재에 목말라했던 수천 명의 팬들은 그의 몸짓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경기 내내 우즈를 따랐다.

타이거 우즈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8번홀에서 패트론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티샷을 날리고 있다. 오거스타=UPI연합뉴스

타이거 우즈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8번홀에서 패트론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티샷을 날리고 있다. 오거스타=UPI연합뉴스


우즈는 5번 홀(파4)에서는 기가 막힌 아이언샷으로 홀 4.5m 거리에 떨궜다. 완벽하게 굴린 버디 퍼트는 그러나 홀을 돌아 나왔다. 우즈와 관중 모두 크게 탄식했다.

아쉬움을 삼킨 우즈는 6번 홀(파3)에서 마침내 첫 버디를 잡아냈다.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은 두 바퀴만 더 굴렀다면 홀인원이 될 뻔했다. 가볍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우즈의 샷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아멘코너(11~13번홀)의 마지막인 13번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으나 16번홀(파3)에서는 약 9m 거리의 버디를 홀에 꽂아 넣어 전성기 시절의 퍼트감을 선보였다.

우즈가 18번홀 그린에 올라서자 그를 기다리던 패트론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홀을 파로 마친 우즈는 1언더파를 적어내며 황제의 귀환을 만천하에 알렸다.

출전하는 것 자체만으로 '성공'으로 평가받았지만 우즈는 한발 더 나아가 우승 경쟁에 합류할 정도의 기량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88야드(263m), 페어웨이 안착률은 57%, 그린 적중률은 50%, 홀 평균 퍼트 수는 1.5개로 전성기 때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교통사고 부상을 딛고 복귀한 것을 고려하면 팬들의 우려를 날려보낼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우즈는 "지금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3번의 라운드가 더 남아 있다.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하고, 또 많은 샷을 해야 한다.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뜨거운 응원을 보낸 팬들에 대해 그는 “그야말로 전율이었다. 2019년 마스터스 우승한 후 느껴보지 못한 분위기다. 코스를 가득 메운 패트론 덕분에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임성재(24)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8번 홀 그린 옆 벙커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 연합뉴스

임성재(24)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18번 홀 그린 옆 벙커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아이언맨’ 임성재(24)는 마스터스 첫날 선두에 올랐다. 임성재는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 2위 카메론 스미스(호주)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마스터스 첫날 선두로 나선 것은 임성재가 처음이다.

임성재는 이날 선전의 원동력으로 '부친의 굿샷'을 꼽았다. 임성재는 경기 후 “아버지의 멋진 샷 기운을 받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임성재의 아버지 임지택씨는 전날 열린 파3콘테스트 9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이 될 뻔한 멋진 티샷을 날려 뒤에서 구경하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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