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약 5개월간의 조정 끝에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최대 9,240억 원을 지급하라는 최종 조정안을 도출했지만, 일부 기업의 반대로 조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김이수 조정위원장은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경과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9일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지원금의 세부적 내용을 정한 조정안과 조정안의 실효성 담보 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해 조정을 요청한 피해단체 및 기업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최종 조정금액은 최소 7,795억 원에서 최대 9,240억 원으로 추산된다. 생존피해자에게는 연령 피해등급 등에 따라 2,500만~5억3,500여 원을 지급하고, 사망피해자에겐 연령에 따라 2억~ 4억 원의 유족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했다. 피해가 인정되지 않는 단순 노출 확인자의 경우도 30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문제는 조정금액의 60%를 부담해야 하는 옥시와 애경산업이 최종안에 부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정에 참여한 가습기살균제 제조·유통 기업은 총 9개로, 현재 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롯데쇼핑·이마트·홈플러스 등 7곳만 조정안을 수용했다. 애경산업과 옥시가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현재 피해자단체 동의 확인 절차도 중단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조정안을 수용하지 못한 당사자들이 존재해 본 조정안이 발효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당초 주도적으로 조정을 요청했던 일부 기업 측에서 이번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표명 한 점은 아쉽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곧바로 조정의 불성립을 판단하기 보다는 마지막까지 조정의 성립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며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들과 기업은 소송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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