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인수위 집무실에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내각 인선에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만 안 위원장은 이날 저녁 윤 당선인과 전격 회동한 뒤 15일에는 정상 출근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동석했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도 흔들림 없게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좌초 위기에 처했던 공동정부 구상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댜.
앞서 윤 당선인은 이날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3차 내각 인선을 발표해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한 명도 지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던 안 위원장은 이날 아예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해 그간 내각 인선을 둘러싼 양측간 이상 조짐이 위험 수위로 치달았다. 윤 당선인으로선 능력에 따른 최적의 인사를 한 것으로 여기겠지만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빠진 것은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양측은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함께 정권을 인수하며 함께 정권을 준비하고 함께 정부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선이 함께 정부를 구성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날 저녁 회동으로 양측이 가까스로 파국을 피했지만 대선 당시 약속했던 공동 정부의 초심을 잃는다면 갈등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공동정부가 무산되면 윤 당선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의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중도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정부의 약속을 어긴다면 윤석열 정부의 신뢰 기반도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늘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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