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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넘치는 레지던트 훈남… 알고 보니 ‘악마 사업가’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2.04.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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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영화 '프레시'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노아는 식료품점에서 우연히 만난 스티브에게 호감을 느끼고 첫 데이트부터 마음을 연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노아는 식료품점에서 우연히 만난 스티브에게 호감을 느끼고 첫 데이트부터 마음을 연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1부작 | 18세 이상

이성을 만나고 싶다. 데이팅 앱을 강박적으로 검색하나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없다. 간혹 호기심에 문자를 보내면 불쑥 음란 사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무력한 솔로의 삶을 받아들일 무렵 한 남자와 우연히 마주친다. 잘생겼고 유머 감각이 빼어나며 친절하다. 선을 넘지 않고 슬쩍 호감을 비치는 모습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상적인 남자는 사이버공간 밖에나 있었던 걸까. 미국 포틀랜드에 사는 젊은 여성 노아(데이지 에드거 존스)는 자신을 찾아온 행운에 설렌다.

①모든 게 완벽한 훈남

스티브는 친절하고 유머감각이 빼어난 남자로 보인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티브는 친절하고 유머감각이 빼어난 남자로 보인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식료품점에서 처음 만난 스티브(세바스천 스탠)는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노아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말을 한다. 배려가 돋보인다. 두 사람은 부모 중 한쪽이 돌아가셨다는 공통점을 지니기도 했다. 노아는 스티브가 레지던트라는 점에도 호감이 간다. 첫 데이트에서 두 사람은 술에 몸과 마음이 젖고, 자연스레 잠자리를 갖는다. 몇 번 더 만나며 둘은 연인이 된다.

스티브에게 이상한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멀리한다. 계정을 운영하지 않고, 누군가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재하는 것조차 꺼린다. 채식주의자라고 명확히 말하지 않고선 고기에 손을 대지 않는다. 닭다리를 뜯는 노아가 죄책감이 들 정도다.

②상상 밖 ‘사업’으로 돈 버는 남자

노아는 아무렇게 입고 식료품점을 찾았다가 스티브를 행운처럼 만난다. 하지만 '신선한 고기(Fresh Meat)'라는 표지판은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노아는 아무렇게 입고 식료품점을 찾았다가 스티브를 행운처럼 만난다. 하지만 '신선한 고기(Fresh Meat)'라는 표지판은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티브는 노아에게 주말 여행을 제안한다. 노아는 “너무 이르지 않냐”는 친구 몰리(조니카 깁스)의 경고를 무시한다. 스티브와 함께 도착한 곳은 호화스러운 별장이다. 휴대폰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곳이다. 달콤했던 분위기는 으스스한 한기로 돌변한다. 스티브는 상상 밖 끔찍한 ‘사업’으로 부를 쌓은 인물이다. 별장은 그의 영업장이다.

몰리는 노아와 연락이 닿지 않자 스티브의 신상을 뒤진다. 검색으로 어렵사리 알게 된 스티브는 노아의 전언과 전혀 다른 인물이다. 이름은 브렌던이며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몰리는 아내에게 부정을 알리기 위해 스티브의 집을 찾았다가 위기에 처한다.

③끔찍한 범죄, 호쾌한 응징

'프레시'는 역겹게 느껴질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비위 약한 사람들은 시청 금물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프레시'는 역겹게 느껴질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비위 약한 사람들은 시청 금물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노아는 스티브가 만들어 놓은 감옥에서 절망한다. 스티브의 ‘자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몰리 등 지인의 도움을 받기는 아예 힘들다. 모든 걸 포기할 무렵 노아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여자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벽을 두고 서로를 위로하고 정보를 나누며 탈출 기회를 엿본다. 빈틈없고 악랄한 스티브의 약점은 노아에 대한 호감이다. 노아에게는 실낱 같은 희망이다. 노아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여자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스티브의 끔찍한 범죄에 호쾌한 응징으로 맞선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를 섞었다. 웃기면서도 서스펜스가 넘치고 소름 끼친다. 많은 이들이 불쾌해할 소재(극장 개봉을 하지 않은 이유로 여겨진다)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잔혹한 내용을 내켜 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시청 금물이다. 영화는 육식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드러내고, 세상 모든 걸 가진 남자들(‘1%의 1%’로 표현된다)의 고약한 취향을 통박한다. 노아가 스티브를 공격하는 장면은 강고한 가부장제에 대한 반격을 상징한다. 미미 케이브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에선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윈터 솔저로만 종종 소환되는 스탠의 다재를 확인할 수 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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