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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빈소에 걸린 이예람 중사 영정… 유족 "특검이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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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빈소에 걸린 이예람 중사 영정… 유족 "특검이 마지막 기회"

입력
2022.05.20 16:40
수정
2022.05.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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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 전날 국군수도병원 빈소서 추모식
정치권 "특검이 진실 파헤칠 것" 유족 위로
국방부 차관 "재발 방지 위한 개선책 마련"


"마지막 기회니까,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어머니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선 이 중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중사 어머니는 이날 오전 찾아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이주완씨는 영정 앞에서 "내 딸아, 특별검사법이 통과돼 사건을 은폐 축소하고 왜곡한 자들을 처벌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다려줘라"고 말했다.

1년째 걸린 이 중사 영정 사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중사 유족은 빈소를 1년째 유지하고 있다. 군 복무 중 성추행과 2차 가해를 겪고 극단적 선택을 한 딸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며 발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달 16일 임명된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검이 군 당국의 부실 수사 가능성을 포함해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을 명명백백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9일 근무지인 공군20전투비행단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곧바로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상사들은 되레 이 중사를 회유하거나 협박했고, 군 수사당국은 가해자 조사를 미루며 불구속 수사로 일관했다. 이 중사는 결국 그해 5월 21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여야 의원들 "다시는 이런 범죄 없어야"

신범철(오른쪽 세 번째) 국방부 차관이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장례식장에 찾아와 유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신범철(오른쪽 세 번째) 국방부 차관이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장례식장에 찾아와 유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추모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특검 수사에 기대감을 표하며 유족을 위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법이 통과되고 훌륭한 분이 특검으로 임명된 것 같다"며 "진실을 파헤치는 일이 잘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런 범죄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국방위에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동료 의원들과 장례식장을 찾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저희에게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며 "말씀하신 대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아니겠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저희가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이날 행사를 주관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정치적이지 않은, 개별 인권 침해에 대해 처음 진행되는 특검"이라며 "의원님들이 초당적으로 지켜봐 주셔야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오후에 행사장을 찾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국방부 차원에서) 과거에 부족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며 "특검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신 차관에게 실무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 마련을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군사망사고 유족들 "동병상련 마음으로 찾아"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 국민의힘 신원식(오른쪽) 의원과 신옥철 공군참모차장 등 참석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 국민의힘 신원식(오른쪽) 의원과 신옥철 공군참모차장 등 참석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기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은 특검 수사에 대해 "군 인권 보장이 획기적으로 진전되고, 군 사법 카르텔이 타파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또 "군 지휘권은 헌법과 법령이 규정하는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며 부대 내 성폭력 등 범법 행위에 대한 군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2014년 경기 연천 의무병 살인사건 피해자인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2016년 급성 백혈병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숨진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도 찾아와 유족을 위로했다. 윤 일병 어머니는 한국일보에 "군에서 자식을 잃은 마음은 겪어 본 사람들만 알지 않겠나"라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로하려 왔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진선미·김용민·강민정·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강은미·배진교·장혜영 정의당 의원,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신옥철 공군참모차장, 최근 검찰에 사직서를 낸 서지현 검사 등이 방문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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