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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빚 1억 독촉"… 조유나 가족 실종 의문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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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빚 1억 독촉"… 조유나 가족 실종 의문 '꼬리표'

입력
2022.06.27 15: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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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보관기간 짧아 동선 파악 쉽지 않아
경찰, 심야에 급히 펜션서 사라진 이유 집중 조사

실종된 조유나(10)양의 가족을 찾기 위한 수사가 엿새째 이어진 27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해경이 경비정을 타고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조양의 가족은 지난달 31일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색 중이다. 연합뉴스

실종된 조유나(10)양의 가족을 찾기 위한 수사가 엿새째 이어진 27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해경이 경비정을 타고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조양의 가족은 지난달 31일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색 중이다. 연합뉴스

'제주 한달 살기' 체험에 나섰다가 전남 완도에서 종적을 감춘 조유나(10)양 일가족 3명의 실종 사건이 '미스터리'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사라진 조양 가족을 찾기 위해 27일에도 수중 과학수사 요원까지 동원해 나흘째 섬과 바다를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이들이 탔던 승용차(은색 아우디 A6)는커녕 차량 이동 경로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실종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조양의 아버지 조모(36)씨와 어머니 이모(34)씨의 금융거래와 통신내역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이날 조씨 가족의 금융거래 정보와 전화통화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보험가입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조씨 부부가 빚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찰이 조씨 집에 송달된 신용카드사의 대금 미납 독촉장을 확인한 결과, 카드 빚은 1억여 원에 달했다. 조씨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지난해 7월 컴퓨터 판매업체를 폐업했고, 이씨도 그 무렵 직장을 그만뒀다. 조씨 부부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변변한 돈벌이도 없는 조씨 부부가 어떻게 생활을 유지해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씨 부부가 빚 때문에 잠적한 것 아니냐", "범죄 피해에 연루됐을 수도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지난달 24일부터 완도군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 H펜션에 투숙했던 조양 가족은 엿새 뒤인 30일 밤 10시 57분쯤 펜션을 빠져나간 모습이 내부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다. 31일 0시 40분(조양)과 1시 9분(이씨), 4시 16분(조씨)에 조양 가족의 휴대폰 전원이 모두 꺼졌으며, 이후 이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경찰은 조씨 가족이 펜션에서 짐도 챙기지 않고 심야에 급히 사라진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조씨 가족은 당초 31일 펜션을 떠날 예정이었고, 숙박료도 모두 결제한 상태였다.

27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모양 일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일대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모양 일가족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양 가족 실종이 장기화하자 경찰 내에선 조씨 부부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광주경찰청이 이날 해경과 별도로 수중 과학수사 요원 10명을 동원해 조씨의 휴대폰 전원이 끊긴 물하태선착장 주변 바다를 집중 수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조양 가족이 이미 완도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지도에 설치된 방범용 CCTV 영상 보관기간이 15~30일에 불과해, 조씨 승용차가 신지도를 벗어나는 모습이 찍혔더라도 대부분 지워졌을 수 있다. 더구나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CCTV가 없는 샛길이 많아 이동경로 파악도 쉽지 않다. 경찰은 이날 5개 형사팀을 추가로 신지도에 내려보내 사설 CCTV까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부부가 원한이나 채무 등 범죄 피해에 연루될 만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스스로 잠적할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며 "조씨 가족의 생사유무라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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