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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변호사' 형사처벌 못한다... "접견권 남용 막는 방법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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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변호사' 형사처벌 못한다... "접견권 남용 막는 방법 고민해야"

입력
2022.07.01 04: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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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 변호사들 고용해 회사 업무 지시
대법 "변호 활동·서류 내용은 감독 사항 아냐"
'집사 변호사' 우려 커져 "사회적 공론화 필요"

최규선 전 유아이에너지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규선 전 유아이에너지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개인업무 처리나 심부름 목적으로 '집사 변호사'를 반복적으로 접견한 미결수용자를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변호사 접견의 내용과 목적 파악을 교도관 업무로 볼 수 없는 이상, 집사 변호사 접견을 교도관 직무방해 행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근로기준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규선 전 유아이에너지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형 사건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최 전 대표는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집사 변호사' 6명을 고용해 379회 접견했다. 이들은 주로 사건과 무관한 회사 운영에 관련된 사항을 최 전 대표에게 전달하거나 개인적 심부름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접견이 담당 교도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1·2심은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변호인 접견을 하는 듯 외관을 만들어 개인적 업무를 하도록 한 건 변호인 접견 업무 등 수용자 처우에 관한 교도관들의 직무집행 방해"라고 판단한 것이다. 2심에선 검찰이 기소한 사기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해 최 전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하급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접견 변호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수용자와 어떤 내용의 서류를 주고받는지, 접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교도관이 감시하거나 단속할 직무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미결수용자의 집사 변호사 고용 행위는 교도소 내부의 제재와 해당 변호사에 대한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공무집행방해죄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판결을 두고 집사 변호사 고용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집사 변호사에 대한 제재 또는 징계와 별개로 변호사의 접견권 남용을 제어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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