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환자가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면 간암 발생과 간 질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자신이 앓고 있는 대사 질환이나 약물 복용 등을 고려해야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범경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윤진하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윤병윤 강사 연구팀이 2010~2011년 B형 간염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16만1,673명을 3년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군(9,837명)과 비복용군(15만1,836명)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HBV) 감염으로 인체에 면역 반응이 일어나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 이상이 진단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바이러스제 등을 이용한 다양한 치료법이 나왔지만 완치하기 어렵고 간암 원인이 된다.
그동안 만성 간염 환자에서 아스피린이 간암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하지만 어떤 특성의 환자군에서 아스피린 효과가 유효한지, 복용 기간에 따른 위험도 감소 여부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0~2011년 B형 간염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16만1,673명을 3년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군(9,837명)과 비복용군(15만1,836명)으로 나눠 평균 7.5년 동안 간암 발생률과 간 질환 관련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평균 간암 발생률은 아스피린 복용군은 10만 명당 517명, 비복용군은 568명이었다.
나이, 성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간경변, B형 간염 치료 여부, 메트포르민(당뇨병 약)ㆍ스타틴(이상지질혈증 약) 복용 여부, 비만, 흡연, 음주를 고려한 다변수 경쟁 위험 분석에서는 아스피린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B형 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가 16% 낮았으며, 간 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도 21% 낮았다.
개인의 대사 질환ㆍ약물 복용 등에 따른 아스피린 복용 효과에 대한 층화 분석 결과, 간경변ㆍ고혈압 등을 앓는 환자도 아스피린 장기 복용은 간암 발생 위험도를 각각 19%, 14% 정도 낮췄다.
반면 암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메타포르민ㆍ스타틴을 복용하는 그룹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경 교수는 “아스피린의 명확한 간암 위험 감소의 인과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해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위장관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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