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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암·심장병과 함께 3대 사망 질환…고령인 10년 새 사망자 3배 증가

입력
2022.06.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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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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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하면 암이나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65세 이상에서는 폐렴이 암보다 치명률이 더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오슬러 캐나다 의사는 “폐렴은 인류를 죽이는 대장 질환(Captain of the Men of Death)”으로 표현했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실제 폐렴은 암ㆍ심장 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이다. 2020년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의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43.3명으로 암(160.1명), 심장 질환(63.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2010년 14.9명에서 10년간 3배 가까이(190.9%) 늘어 사망 원인 6위에서 3계단이나 올랐다.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42.6명)은 그 뒤다.

김주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 인구 증가와 의료 발전으로 장수하는 사람이 늘면서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주요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는 후유증으로 폐렴 발생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원인은 폐렴구균 같은 세균이다. 증상은 발열ㆍ오한ㆍ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을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경증이라면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 취해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65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하면 목숨을 잃게 된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중 90%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또 고위험군인 임신부나 고령인ㆍ어린이가 폐렴에 걸리면 50% 이상 입원 치료를 받는다.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패혈증 같은 중증 감염으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가 생기면 사망률이 각각 20~35%, 40~60%나 된다.

김주상 교수는 “폐렴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고열ㆍ기침ㆍ가래가 특징이지만, 고령인은 기침ㆍ가래가 생기지 않고 숨이 차거나 힘이 떨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기에 65세가 넘으면 감기 증상에 고열ㆍ기침ㆍ가래가 사흘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에서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평소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거나,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 수면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이면 75%까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폐렴 예방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가지 원인 균 가운데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23개 폐렴구균 항원을 가지고 있다. 65세 이상이라면 한 번만 접종하면 되고,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올해는 1957년생까지 무료 접종 대상이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권고된다.

김주상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에서 75%, 당뇨병ㆍ심혈관계 질환ㆍ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65~84% 예방 효과가 있다”며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흡연자나 만성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65세 이상 고령인이 함께 사는 가족들도 전염 가능성을 고려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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