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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속 고래가 궁금한 당신을 위해...'고래박사'가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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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속 고래가 궁금한 당신을 위해...'고래박사'가 따져봤다

입력
2022.07.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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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의사 이영란 오산대 교수
"고래류 지능 높고 모성애 강해"
"수족관에서 기르기 부적합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속 등장하는 고래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늘고 있다. 혹등고래(왼쪽)와 드라마 속 주인공. 게티이미지뱅크, 나무엑터스 제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속 등장하는 고래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늘고 있다. 혹등고래(왼쪽)와 드라마 속 주인공. 게티이미지뱅크, 나무엑터스 제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 우영우는 고래 마니아다. 주인공이 고래를 좋아하는 인물로 나오면서 다양한 고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온라인에는 드라마 속 고래 대사를 따로 모아 소개하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주인공이 언급한 고래 관련 정보는 다 사실일까. 해양동물 수의사인 이영란 오산대 교수와 드라마 속 고래 이야기를 나눠봤다.

-고래 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라는 대사가 나온다. 새끼를 고통스럽게 만들면 어미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는 거다.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면 엄마 고래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

"연구를 위해 예전부터 고래류를 잡았던 어민들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새끼를 먼저 잡으면 엄마 고래가 떠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고래류를 많이 잡았다고 하더라. 다만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아는진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고래류가 지능이 높고 모성애가 강한 건 분명하다. 이들도 침팬지 등과 마찬가지로 거울로 자신을 알아보는 자의식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새끼가 숨을 잘 쉴 수 있는 위치를 유지시키고, 외부로부터 방어하는 습성도 강하다."

2017년 이영란 교수가 어미를 잃고 구조된 물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2017년 이영란 교수가 어미를 잃고 구조된 물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범고래는 엄마로부터 독립하지 않고 함께 다닌다. 인간 기준대로라면 모두 마마보이, 마마걸이라는 대사가 있다.

"범고래 집단은 모계사회다. 범고래는 육지 근처에 사는 연안형과 먼바다형이 있는데, 연안형 가족 형태 관련 연구가 주로 진행돼 왔다. 엄마 고래는 아들과 딸, 딸이 낳은 자식을 데리고 산다. 보통 5~6마리씩 무리를 지어 4대가 함께 다닌다. 어미들은 번식 능력이 사라진 이후로도 자녀들과 계속 지내 후손에게 사냥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학자들은 본다."

대왕고래의 몸 길이는 비공식적으로 33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디피아 캡처

대왕고래의 몸 길이는 비공식적으로 33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디피아 캡처

-고르기가 어렵다며 다른 사람들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얘기할 때 주인공은 '대왕고래냐 혹등고래냐'라고 이야기한다. 두 고래는 어떤 관계인가.

“사실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둘은 수염고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종이다. 작가가 왜 둘을 꼽았을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사람들 사이 제일 유명한 고래여서 인 것 같다. 대왕고래지구상 현존하는 동물 가운데 가장 크다. 길이가 비공식적으로는 33m, 공식적으로는 29m까지 기록되어 있다. 혹등고래는 대형고래 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고래다. 사람에게 친화적이기도 하고 지느러미로 물을 튀기는 모습도 장관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이 상쾡이를 "얼굴이 꼭 웃는 것 같아 귀엽다"고 소개하는 장면. 실제 상쾡이는 '웃는 돌고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수부 제공, 온라인 캡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이 상쾡이를 "얼굴이 꼭 웃는 것 같아 귀엽다"고 소개하는 장면. 실제 상쾡이는 '웃는 돌고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수부 제공, 온라인 캡처

-상괭이는 주둥이가 뭉툭하고 등에 폭이 좁은 융기가 있다. 얼굴은 꼭 웃는 것 같아서 귀엽다는 대사도 있다.

"맞는 말이다. 상괭이는 영어로 좁은 융기가 있는, 지느러미가 없는 돌고래(Narrow ridged finless porpoise)다. 지느러미가 있는 돌고래들은 빠르게 헤엄쳐 정어리떼, 고등어떼를 먹는다. 반면 지느러미가 없는 상괭이는 연안 가까이 살면서 새우, 문어, 주꾸미 등을 훅 삼킨다. 먹이 습성에 따라 신체 특징도 다른 것이다. 다만 상괭이가 진짜 웃는 건 아니다. 원래 웃는 모양으로 생긴 것이지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실제로 웃지는 못한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유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고래라도 대왕고래, 긴수염고래는 혹등고래와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와 사회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도 나온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종마다 각자 생활방식이 있다. 무리 구성원 수, 회유 장소, 임신기간 등이 다 다르다. 그나마 연안에 사는 큰 고래류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들이 있지만 먼바다에 사는 고래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건 긴수염고래를 포털사이트 등에 검색해보면 참고래로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 영어로는 라이트 웨일(right whale)인데 쉽게 발견돼 죽이기도 쉽고, 몸에 지방이 많으니 죽인 다음 쓰임새도 많아 '고래사냥에 적합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고래는 핀 웨일(fin whale)로 다른 종이다."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살고 있는 돌고래 고장수(오른쪽)의 5번째 생일을 맞아 수족관 앞에 생일케이크가 놓여 있는 모습. 고래생태체험관 제공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살고 있는 돌고래 고장수(오른쪽)의 5번째 생일을 맞아 수족관 앞에 생일케이크가 놓여 있는 모습. 고래생태체험관 제공

-평균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한다.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이 나와 안타까웠다.

"동물보호단체가 수족관에서 죽은 돌고래 평균수명을 낸 자료로 보인다.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 10년 가까이 사는 개체도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선 50년 가까이 산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는 건 과학적으로 이미 증명돼 있다.

예전에는 수족관 고래류 사육기준을 논했지만 이젠 가둬서 사육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유럽에서는 이미 수족관 돌고래는 사라졌다. 미국에서도 수족관 돌고래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수족관 내 새로운 고래류 도입은 불가능하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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