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의 메타버스 미디어 브리핑' 열려
가상현실 기술이 빠르게 교실 속으로
딱딱한 교과서 아닌 직접 체험 학습 가능
"직접 체험한 지식은 머릿속에 70% 이상 남아"
경희여중에서 기술 교과를 가르치는 이상근 교사는 자동차 엔진 기술 수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부분 학생들이 자동차에 관심이 없다보니 엔진 작동 방식을 설명할 때마다 졸거나 집중하지 못했다. 이 교사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수업에 도입해보기로 했다. 학생들이 직접 운전해 보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엔진을 만져보는 경험을 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란 생각에서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 선생님이 직접 만든 VR 레이싱 기기에 탄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동차 부품 기술을 공부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동차를 직접 조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이 선생님은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경험하는 게 낫다는 말을 믿는다"며 "메타버스가 아이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시간 졸던 학생들, 체험식 수업에 눈 번쩍
메타버스 기술이 교육 현장을 달라지게 하고 있다. VR 기술로 학생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로마 문명을 교과서로 배우는 게 아니라 2000년 전 로마 거리를 걸어보는 체험 학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메타(구 페이스북)는 25일 오전 서울 조선 팰리스 강남 호텔에서 '교육 현장에서의 메타버스 미디어 브리핑'을 열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 생태계 확대에 온 힘을 모으고 있다. VR 기기 '메타 퀘스트2'를 보급하는 한편 메타버스 공간에서 쓰이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에듀테크 기업과 중학교 교사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메타버스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안했다.
이상근 선생님은 "아이들은 교과서 속에서 역사를 배우고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2000년 전 로마에 가본다면 완전히 다른 수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간 제약 사라지고, 몰입형 학습으로 교육격차 해소도 기여
에듀테크 스타트업 브이리스브이알은 버스, 트럭에 VR 체험 기기를 설치해 기술 접근성이 낮은 사회적 소외계층 학생, 발달장애인 등을 찾아가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약 3만 명을 교육했다. 권종수 대표는 "보고 읽고 쓰는 건 20~30% 정도만 기억에 남지만 직접 경험하면 70~80% 이상 남아 있다는 연구도 있다"며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책만으로도 잘하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학습시키면 모든 학생들이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패스는 'VR 스포츠실' 솔루션을 선보이며 실감 기술을 적용한 미래 교실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정윤강 본부장은 "미세먼지가 심각하거나 폭우, 폭염 경보가 내리면 아이들은 뛰어놀 곳이 없다"며 "VR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서도 아이들이 실감나게 뛰어놀 수 있는 스크린 스포츠센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VR 스포츠실에선 42개 종류의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스크린에 축구 공을 차면 화면에 구현된 경기장에 공이 나타나 움직이는 식이다. 에어패스는 2016년 VR 스포츠실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450여 개 이상 학교, 수련관 등에 관련 시설을 보급했다.
메타는 더 많은 에듀테크 기업이나 선생님들이 교육 분야에 메타버스를 접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을 통한 VR 기술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는 "메타버스를 통한 연결 방식의 진화만큼 배움에 있어서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메타는 기업, 개발자, 교육자 등 메타버스 생태계의 구성원 모두와 함께 협력해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무한한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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