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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실패에 물가도 뜀박질'...OPEC+ 감산에 코너 몰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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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실패에 물가도 뜀박질'...OPEC+ 감산에 코너 몰린 바이든

입력
2022.10.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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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다음 달 2년 만 최대폭 감산
러시아와 손잡은 사우디...바이든, 중동외교 허탕
물가 상승 압박에 11월 중간선거도 불리

압둘아지즈 빈 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유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빈=연합뉴스

압둘아지즈 빈 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유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빈=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원유 생산량을 2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너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 감산을 막기 위해 공들여온 '중동외교'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데다, 원윳값 상승으로 물가는 더 불안해질 수 있어 내달 치러지는 중간선거 판세도 불리해질 전망이다.

바이든, 중동외교 참사… 미 영향력 계속 줄어

OPEC+는 5일(현지시간)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 만의 최대 감산 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2% 수준이다. 앞서 OPEC+의 100만 배럴 감산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백악관은 지난 3일 감산을 "완전한 재앙"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OPEC+는 미국의 압박을 비웃듯 당초 예상을 2배 웃도는 감산을 단행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원유 감산을 막기 위해 여론의 반대에도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방문했던 바이든의 '중동외교'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증산'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감산'이었다. 특히 이번 감산 결정을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중동국가들이 러시아 제재보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OPEC+의 감산 결정을 두고 "걸프만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력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중간선거 앞두고 물가 또 악재

미국 내부적으로는 물가가 문제다. 감산으로 한동안 안정됐던 국제유가가 다시 출렁이면 정점은 찍은 것으로 보였던 물가상승률이 재차 뜀박질할 수 있어서다. 이는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7.76달러로, 지난 9월 14일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이날 장 중 한때 최근 3주간 최고치인 배럴당 93.99달러까지 올랐다. 6개월 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감산 '의지'와 '실행'은 다르다는 낙관적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상당수 회원국이 현재 생산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에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감산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전략비축유 1,000만 배럴을 추가로 방출해 원윳값 안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어 석유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하루 45만 배럴을 수출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내 2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건설적 조치 없이는 제재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권영은 기자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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