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다음 달부터 돈의동에 무료 진료소 열기로
지자체 차원의 쪽방촌 치과 진료소는 최초
쪽방 상담소 2곳에 푸드마켓도 내년 설치
오세훈 시장, 약자와의 동행 차원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쪽방촌 주민들에게 무료로 치과 진료를 제공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다. 또 생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식품과 생필품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푸드마켓도 쪽방촌에 생긴다. 지난 7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내놓은 '약자와의 동행' 중 쪽방촌 거주 시민들을 위한 후속 대책이다.
쪽방촌 주민 조사 결과, '치과 진료' 가장 원해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 상담소에 치과 진료소가 문을 연다. 노숙인을 위한 치과 진료소는 서울역 무료진료소 등에 마련돼 왔지만 쪽방 밀집지역 안에 쪽방 주민을 대상으로 한 치과 진료소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쪽방 거주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가장 필요한 의료 지원'으로 치과 진료가 꼽혀 이번에 치과 진료소를 마련하게 됐다"며 "전국에서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치과 진료소를 구축하는 것을 지자체 중 서울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쪽방 상담소에 등록한 주민들은 무료로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돈의동을 비롯해 종로구 창신동과 중구 남대문 등 시내 5곳에서 쪽방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곳에는 3,516개 쪽방에 2,483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돈의동 치과 진료소가 호응을 얻으면 다른 지역 상담소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돈의동과 영등포동 쪽방상담소에 푸드마켓도
서울시는 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푸드마켓을 내년부터 돈의동 쪽방상담소와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상담소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쪽방 밀집지역에 푸드마켓에 들어서면,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비롯해 좀 더 많은 쪽방촌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서울시 정책은 이날 공포된 '서울특별시 쪽방주민의 복지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조례안'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쪽방촌 주민들에 대해서는 노숙인과 구분되는 별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이 중심이 돼 지난 7월 쪽방촌 주민 복지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조례가 발의됐고, 지난달 22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해 이날부터 적용된다.
쪽방촌 주민 지원은 민선 8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오 시장은 지난 7월 취임식 직후 첫 일정으로 종로구 창신동 쪽방 밀집지역을 찾았고,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달 9일에는 영등포 쪽방 밀집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시는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지정ㆍ운영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횟수 확대ㆍ급식단가 인상 △에어컨 설치 등 폭염대비 쪽방 주민 생활환경 개선 등 3대 지원방안을 시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시는 현재 43곳에서 운영 중인 동행식당을 내년에는 5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동행식당은 쪽방 밀집지역 인근 민간식당을 지정해 쪽방 주민들이 식권을 내면 하루 한 끼 8,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하루 평균 1,510명의 쪽방촌 주민들이 동행식당을 이용했다. 시는 또 남대문 쪽방촌에 짓기로 한 공공임대주택도 올해 말 착공해, 쪽방 주민들의 실질적 주거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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