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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 이준익 감독의 멜로 사용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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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 이준익 감독의 멜로 사용법 [인터뷰]

입력
2022.10.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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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욘더' 화상 인터뷰
이준익 감독이 바라보는 근미래란
11년 전 만난 '욘더' 원작, 신선함에 매료돼

25일 이준익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욘더'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25일 이준익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욘더'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충무로의 대가 이준익 감독이 SF와 멜로라는 장르적 무기를 꺼냈다. 그간 '동주' '자산어보' '사도' 등 주로 사극에서 존재감을 공고히 했던 이준익 감독과 SF·멜로는 다소 낯설어 보이기도 하다. 이준익 감독은 이 낯섦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내며 여전히 견고한 연출력을 과시했다.

25일 이준익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욘더'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4일 공개된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로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좋은 시간 가집시다"라는 말과 함께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전까지 이준익 감독과의 인터뷰는 긴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기자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지난 14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가 공개됐다. 작품은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티빙 제공

지난 14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가 공개됐다. 작품은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티빙 제공

이준익 감독은 재현(신하균)의 정서를 먼저 짚었다. 이상주의와 낭만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이 인물은 매 순간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이상적 관점을 갖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재현의 가치관과 맞닿아있다. 이름 또한 원작과 달리 '재현'이라고 짓게 된 이유도 현실의 재현, 현실 이후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11년 전 '욘더'의 원작을 처음 접한 이준익 감독은 과격한 설정과 삶과 죽음을 구체화하는 전개에 신선함을 느꼈다. 지난해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의미있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이준익 감독은 과거 '동주'를 연출하면서 안도현 시인이 쓴 백석 평정을 감명깊게 읽었다. 이후 백석의 시 한 구절을 빌려 이번 작품의 메시지를 녹여냈다. 존재론과 인식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욘더'를 본 시청자들은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준익 감독은 "실제로 의식하진 않았다. 모든 창작자는 과거 선행된 결과물에 대해서 가능하면 피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25일 이준익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욘더'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25일 이준익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욘더'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티빙 제공

그간 SF(공상과학) 장르는 해외에서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승리호' 등을 통해 SF장르에 도전장을 내미는 중이다. 이준익 감독은 "SF, 미래에 대한 설정은 그들이 개발해 놓은 이야기다. 그들을 흉내내고 따라한다면 분명히 조롱당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들의 근거성을 배제한다면 너무나 황당할 것 같은 애매한 경계선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창작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제가 생각하는 멜로는요, '나도 사랑해' 이런 건 별로 아닌 것 같아요. 내가 당신을 여기는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게 멜로라고 봐요. 나의 멜로는 내 마음을 이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준익 감독만의 멜로는 신하균 한지민을 만나 더욱 날개를 폈다. 신하균 한지민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땠을까. 이준익 감독은 가장 애정하는 장면은 바닷가 캠핑장에서 재현이 이후(한지민)에게 "네 뒷모습이 제일 좋아"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이 장면을 두고 이준익 감독은 "신하균, 이거 멜로가 되네 싶었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신하균과 한지민은 현장에서 남매 같았다. 어쩌면 운명적인 케미스트리에서 나오는 연기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장 밖에서의 둘의 모습은 오빠 동생이다. 정말 애정어린 눈빛이 각자의 독립된 존재로서 빛난다"고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서로를, 또 사랑을 구원하지 않고 종속되지 않은 두 캐릭터를 상상했고 배우들은 그 캐릭터에 생동감을 넣었다.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신하균과 한지민은 자연스럽게 짙은 감정선을 내비치면서 그들의 멜로를 완성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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