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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했던 월드컵 영웅들… 이젠 대한민국 ‘빌드업’

입력
2022.12.0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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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주장 손흥민이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주장 손흥민이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전이 8강 문턱에서 멈췄다. 대표팀은 포르투갈과 혈전 후 겨우 이틀 쉰 뒤 세계 랭킹 1위 브라질과 맞붙었다. 반면 브라질은 예선 3차전에서 쉰 주전 10명이 나서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한 페널티킥 실점 등 불운도 겹쳤다. 하지만 초반 4실점이라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끝내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세계 최고 골키퍼인 알리송 베커의 ‘클린 시트(무실점)’ 행진이 멈췄고, 최종 볼 점유율도 46.7%로 크게 밀리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한 축구 팬들은 경기 후 “죄송하다”는 주장 손흥민에게 “죄송 금지”라는 응원 메시지를 쏟아냈다.

‘압박 축구’로 세계 최고 팀들과 대등하게 맞서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다시 움츠러들었다. 지역 예선에서는 최강의 경기력을 뽐내다가, 월드컵 본선이 되면 ‘수비 후 역습’이란 소극적 전략을 고수하다 번번이 조별 리그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을 통해 세계 축구의 최신 흐름을 체득했다. 4년간 호흡을 맞춘 대표팀은 경기 내내 볼을 지키며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해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강팀들을 뒤흔들었다. 태극 전사들의 눈물겨운 헌신이 빌드업을 완성시킨 최종 열쇠였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수술에도 마스크를 쓴 채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고 포르투갈 전에서는 그림 같은 결승골 패스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역시 부상에도 몸을 아끼지 않은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을 비롯, 모든 선수들이 불굴의 투혼을 보여줬다.

최신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 공동의 목표를 위한 헌신 이 세 가지는 월드컵 무대에서만 통하는 성공 공식이 아니다. 최악의 경기침체를 눈앞에 둔 지금, 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이제 ‘대한민국 빌드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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